
By diy13
러시아의 대대적인 우크라이나 미사일 공격으로 서방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필요성이 한층 커지면서 미국 등 서방 각국이 새로운 지원을 약속하고 있지만 지원에 장애요인이 남아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로 우크라이나군이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방 보유 소련제 무기 재고가 바닥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등은 소련제 무기를 구하기 위해 전세계를 뒤지고 있다. 핀란드가 소련제 AK-47 소총과 호환되는 탄약 등을 지원하는 등 일부 성과도 있다. 한국은 방탄복과 헬멧, 의료 장비 등 지원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앤서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캄보디아, 콩고, 르완다, 멕시코, 콜럼비아, 페루 등을 방문해 끈질기게 소련제 무기 지원을 설득하지만 이들은 아직 주저하는 상황이다.
키프로스는 매우 특이한 사례다. 미국은 키프로스에서 그리스와 튀르키예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35년 동안 키로프로스에 대한 무기판매를 금지해왔다. 이 때문에 키프로스는 소련과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들여왔다. 현재 최소 10개의 토르 및 북 대공미사일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드론과 순항미사일도 대량 보유하고 있다.
키프로스 정부는 이들을 대신하는 첨단 무기 지원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는 튀르키예를 크게 자극해 여전히 진행중인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밖에 없지만 미 정부는 지난 1일 키프로스에 대한 무기 금수를 해제해 미국 무기 구매를 허용했다.
미 당국자들은 몇년 전부터 검토해온 일이며 키프로스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면서도 키프로스가 현재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공급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마리오스 펠레카노스 키프로스 정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지원 무기와 “동등한 화력과 능력을 가진 군사장비로 대체된다면 지원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몇 달 새 미 당국자들과 여러차례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무기 금수를 풀자마자 레세프 타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벌써부터 키프로스 북부의 군대를 증강하고 무기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소련의 위성국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된 동유럽 국가들은 전쟁 초기부터 소련제 무기 공급에 적극 나서왔다. 체코가 탱크와 포탄을, 에스토니아가 자주포를, 라트비아와 슬로바키아가 헬기를, 폴란드는 수륙양용차와 122mm 그라드 로켓 수천대를 지원했다. 11일까지 폴란드는 미국, 영국, 유럽연합(EU)에 이어 네번째로 많은 무기를 지원한 나라다. 그러나 폴란드는 다른 동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소련제 무기 잔고가 바닥날 경우 안보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이 나서주길 바란다.
부품, 탄약 및 기타 장비를 공유하고 군수업체들의 생산 증대를 장려하는 서방의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생산에는 최소 몇 달, 길면 몇 년씩 걸릴 수밖에 없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는 모든 것이 필요하다”면서 11일 서방 국방장관들이 모여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를 신속히 대체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민주주의방위재단은 지난 7월 푸틴의 침공을 비난한 23개 비NATO 회원국들이 6300종의 소련 이후 무기와 러시아 규격의 무기 및 탄약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국가로 꼽힌 나라가 키프로스다. 미 육군 장교 출신으로 재단의 선임 군사 전문가인 브래들리 보우먼은 러시아제 로켓 발사기, 지대공 미사일, 헬리콥터, 탱크, 장갑차 등 키프로스는 “우크라이나가 반격전에 필요한 무기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프로스 당국자들은 미국의 무기금수 해제를 환영하면서도 “튀르키예 점령군이 매일 제기하는 안보위협을 감안할 때 현재의 안보 대비태세를 건드릴 순 없다”고 말한다.
보우먼은 키프로스의 “정당한 안보 우려”를 인정해 무기금수를 해제하고 다른 서방국들이 미제 무기를 키프로스에 시급히 제공하도록 하면 미국의 승인이 없어도 돼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무기를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아직은 어떤 나라가 이런 역할을 담당할 지는 불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