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플레에 올해 가장 비싼 성탄절
미국이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두고 물가가 치솟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31일 CNN이 보도했다.
CNN은 “식료품, 필수품, 가전제품, 패스트푸드 등 모든 종류의 소비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올해 역대 가장 비싼 연말 쇼핑 시즌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지갑을 열고 있으며 미국 기업들과 경제학자들은 소비자들이 연휴 시즌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미 소매업체를 대표하는 미국소매협회(NRF)는 올해 11~12월 소매 판매가 지난해 홀리데이 시즌 대비 8.5~10.5% 성장해 최대 8590억달러(약 1012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딜러, 주유소, 레스토랑은 제외한 수치다.
델타 변이 확산이 약화되는 추세가 계속될 경우 연말 소비자들이 다시 과감히 소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인플레이션과 함께 임금이 오르고 있고 사람들이 일터로 돌아감에 따라 미국인들이 크리스마스 시즌 비싼 가격에도 지출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살 과티에리 BM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델타변이 파도가 물러나면서 소비자 지출이 증가하고 있고 호텔 점유율과 식당 방문이 늘고 있다”며 “상점들이 배달할 수 있는 충분한 직원을 찾을 수 있다면 올해 연휴 판매는 매우 강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 유통체인 타깃의 브라이언 코넬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분명 매우 강력한 휴가 시즌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활용품업체 프록터앤갬블(P&G)와 생활가전업체 월풀, 코카콜라, 맥도날드도 최근 가격이 오르더라도 고객들이 구매 습관을 바꾸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업체들은 소비자들 재정 상태가 양호하고 큰 저항 없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여유가 있다고 믿고 있다.
최근 메뉴 가격을 6% 인상한 맥도날드의 케빈 오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7일 어닝콜에서 “고객들로부터 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망 문제는 연말 시즌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배송 지연으로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지속되고 연말까지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가격이 지나치게 오를 경우 일부 고객들이 지출을 줄이거나 더 저렴한 제품을 찾으면서 기업과 미국 경제 전반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CNN은 경고했다.
PNC 수석 이코노미스트 거스 파우처는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고 임금 인상보다 강해질 경우 소비자가 지출에 신중해질 것”이라며 “외식도 덜하고 영화관도 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