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보면 귀엽다. 먹이도 주고, 집에 찾아오거나 집앞 나무나 전선을 오가는 모습에 사진을 연신찍어댄다.
그런데 이런 일이 하루에도 열두번씩 반복되면 짜증나다 못해 화가나고 이제는 무서운 지경에 이르렀다.
산타모니카의 팔리세이드 공원에서 다람쥐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에 대해 주민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오션 애비뉴를 따라 펼쳐진 이 공원에서 수십 마리의 다람쥐들이 활발히 뛰어다니는 모습이 목격되었고,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다람쥐들도 상당수다.
산타모니카 주민인 게리 스피겔은 “이 다람쥐들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저는 조깅할 때 거의 다람쥐에 걸려 넘어질 뻔 했어요. 다람쥐들이 길을 비켜주지 않거든요”라고 말했다.
이 문제는 COVID-19 팬데믹 이후 특히 눈에 띄게 커졌으며, 일부 주민들은 다람쥐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로 팬데믹을 지목하고 있다.
다람쥐는 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나, 그 개체수가 너무 많아지자 지역 당국도 주목하게 되었다.
산타모니카시는 팔리세이드 공원에 다람쥐나 새에게 음식을 주지 말라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안내문은 “이것이 원래의 생태 균형을 깨뜨리고 다람쥐가 사람에게 의존하게 만든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나 비둘기 아줌마가 있듯 공원에도 여전히 다람쥐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은 있었다.
산타모니카 주민인 에이미 플래허티는 다람쥐에게 음식을 주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에이미는 “정말 미쳐요. 사람들이 다람쥐와 놀고, 음식을 주는 걸 자주 봐요. 저는 그냥 ‘그만 좀 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자신이 공원에 앉아 있을 때 다람쥐가 자신의 다리에 기어 올라왔던 경험을 공유했다.
에이미는 다람쥐 개체수가 늘어나면 시가 다람쥐 수를 조절하기 위해 독극물 등을 사용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
그녀는 “시에서 다람쥐들을 통제하려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다람쥐들이 해를 입는 걸 보고 싶지 않아요”라고 덧붙여 개체수가 늘어나 두려운건지, 개체수를 줄여달라는 건지 애매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 문제는 지역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다람쥐 개체수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