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신규 원전 사업에 대한 본 계약을 4일(현지시간) 발주사인 체코 두코바니II 원자력 발전소(EDU II)와 체결했다. 팀코리아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이어 두번째 원전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체코 지방법원은 지난달 6일 체코 신규원전 사업 입찰 경쟁사인 프랑스전력공사(EDF)의 소송 제기에 따라 계약체결을 금지하는 가처분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발주사인 EDU II와 한수원은 해당 결정에 대해 체코 최고행정법원(대법원)에 각각 항고했고, 이날 최고행정법원이 가처분을 최종 파기함에 따라 계약 체결이 가능해졌다.
이번 계약으로 한수원은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000MW(메가와트)급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를 공급하게 된다.
투자 규모로도 체코 역사상 최대 규모다. 체코 정부가 예상한 사업비는 1기 약 2000억 코루나(약 12조5000억원), 2기 약 4000억 코루나(약 25조원)다.
지난해 7월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EDU II와 약 9개월 간의 기술·상업 협상을 거쳐 성사된 것이다.
과거 유럽형 원전을 도입했던 한국이 이젠 유럽에 원전을 수출하는 국가로 성장한 것이다.
팀코리아, 두코바니 2기 이어 테믈린 2기 수주 기대
한수원은 주계약자로서 한전기술(설계),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 시공), 대우건설(시공), 한전연료(핵연료), 한전KPS(시운전, 정비) 등과 함께 설계·구매·건설(EPC), 시운전 및 핵연료 공급 등 원전건설 역무 전체를 공급한다.
현재 체코 정부가 국가에너지·기후정책의 탈탄소화 전략에 따라 원자력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 4기의 원전 건설을 고려하고 있는 만큼, 나머지 2기에 대한 수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체코 정부는 지난 2022년 3월 입찰이 개시될 당시 두코바니 5호기(원전 1기) 건설에 대해서만 입찰에 나섰으나, 이후 사업 규모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한수원 등 입찰사에 추가 3기(두코바니 6호기, 테믈린 3·4호기) 구속제안서가 포함된 입찰서 제출을 요청했다.
체코 정부와 EDU II는 지난해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을 선정하면서, 두코바니 5·6호기 건설을 우선 진행하고 이후 테믈린 3·4호기 건설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체코 정부가 향후 5년 이내에 테믈린에 추가 원전 2기 건설을 결정할 경우, 한수원은 발주사와 협상을 거쳐 테믈린 3·4호기도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수원, 팀코리아와 하도급 계약…두코바니 현장 건설소 개소
한수원과 EDU II는 착수회의(Kick-off Meeting)를 개최한 후 본격적인 프로젝트 수행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팀코리아(한전기술, 한전KPS, 한전연료,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와 각 참여 분야별로 하도급 계약도 체결한다.
앞서 체코 원전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국내 원전 산업계를 위해 올해에만 두 차례에 걸쳐 유자격 공급자 등록 절차, 보조기기 목록, 품질 및 기술기준 등을 안내하는 설명회를 마련한 바 있다.
한수원은 사업의 안정적인 착수를 위해 협상 단계부터 프로젝트 문서, 인허가, 공정 등을 관리하기 위한 건설정보시스템 구축에 착수하고, 두코바니 현장에 건설소도 개소한다.
향후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파견 인력을 선발하고, 부지조사를 포함한 주요 사업초기 업무를 신속히 추진하는 등 사업이행에 속도를 내려고 한다.
EDU II는 앞으로 한수원과 협력해 발전소 설계, 인허가 및 각종 건설 준비 절차를 거쳐 오는 2029년 두코바니 5호기 착공을 목표로 건설업무를 진행한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번 계약은 대한민국 원전 산업의 기술력과 신뢰성이 국제적으로 다시 한번 입증된 쾌거”라며 “한수원은 국내 원전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을 다하고 체코와의 협력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사업 이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