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미국 내에서 두 건의 극단적 테러 사건에 한인 남성 2명이 잇따라 연루돼 체포되면서, 미주 한인사회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가장 최근 체포된 인물은 다니엘 정연 박(32) 씨로, 지난달 팜스프링스 난임클리닉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를 공모한 혐의로 연방수사당국에 체포됐다. 박 씨는 폭탄 제조에 사용된 질산암모늄을 자폭범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극단적 반출생주의 이념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라스베가스 테슬라 충돌수리센터에서 최소 5대의 차량에 불을 지른 방화범으로 한인 남성 폴 김(36) 씨가 체포됐다. 경찰과 FBI는 김 씨가 화염병을 사용해 차량을 파괴하고, 건물 외벽에 ‘RESIST(저항하라)’는 문구를 남긴 뒤 도주했다고 밝혔다.
라스베가스 메트로폴리탄 경찰국(LVMPD)은 김 씨를 방화, 불법 화염병 소지, 총기 사용 등 중범 혐의로 기소했으며, 현장에서 채취된 DNA와 김 씨의 DNA가 일치했다고 밝혔다. 또 김 씨의 거주지에서는 다수의 총기와 탄약이 발견됐다.
FBI는 김 씨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팔레스타인 및 공산주의 성향의 온라인 활동 정황을 포착했으며, 이번 범행이 특정 정치적 이념과 관련되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한 해 두 명, 전례 없는 사태”
두 사건 모두 연방 테러 범죄로 수사되고 있으며, 피의자들은 각각 최고 15년 이상의 연방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특히,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 산하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으로 정부 축소 정책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테슬라 차량을 겨냥한 공격이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연방수사국은 최근 테슬라 매장과 충전소, 수리센터를 겨냥한 방화가 여러 건 발생하고 있다며, 해당 사건들과의 연관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잇따른 사건에 대해 한인사회는 “한 해에 두 명의 한인이 이념적 테러 혐의로 체포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심각한 자기점검과 공동체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