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LA 경찰국이 지난 2일 경찰 총격으로 사망한 한인 양용씨 사건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바디캠 영상 편집본을 공개했다.
이날 경찰이 공개한 편집본 영상을 두고 대다수 한인들은 경찰의 현장 대응이 대단히 부적절했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어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경찰은 17일 양씨 사건과 관련 당시 상황을 녹화한 바디캠 영상을 중요사건 비디오(Critical Incident Video·CIV)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예고했으나 하루 앞선 이날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관들의 바디캠 영상 편집본을 공개했다.
이날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24분 47초짜리 영상에서 LA경찰국 켈리 무니즈 공보관은 양씨의 가족들의 요청으로 출동한 시점부터 경찰의 총격과 진입, 사후 처리 과정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이 영상의 핵심적인 부분은 경찰이 아파트 문을 열쇠로 열고 양씨에게 칼을 버릴 것을 명령하고 양씨는 총격을 가하는 부분이 녹화된 17분 58초부터 18분 59초까지의 상항이다.
경찰은 당시 상황을 두 장면으로 편집해 경찰이 아파트 문을 열고 총을 발사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것처럼 보이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 양씨에게 3발의 총을 쏘기 까지 걸린 시간은 단 8초에 불과했다.
경찰이 공개한 유튜브 영상 17분 49초 시점에 경찰은 아파트 문을 열쇄로 열었다. 양씨가 칼을 들고 문쪽을 바라보고 서 있다 경찰이 진입하려 하자 양씨는 저항을 하기보다는 뒷걸음질 치다 다시 한두 발짝 앞으로 다가오려하자 경찰이 양씨를 향해 3발의 총격을 가했다. 이때까지 소요된 시간이 단 8초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정신질환자로 병원이송 도움이 필요해 출동한 경찰들이 양씨의 흥분을 가라앉힐 수 있는 다른 수단을 강구해보려는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총기가 아닌 다른 수단으로 제압하려는 고민 조차 없었다는 것이 경찰의 바디캠이 보여준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현장에는 경찰 9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총기를 소지하지 않은 채 부엌에서 사용하는 칼을 들고 서 있던 양씨를 총기를 사용해 사망에 이르게 한 조치는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대체적이다.
영상 속에서 양씨는 왼손에 칼을 쥐고 거실에 서 있었으며 경찰이 문을 열자 손을 펼쳐 든 상태로 뒤로 물러섰으며 경찰이 칼을 버리라고 하자 경찰 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안드레스 로페즈 경찰이 실탄 세 발을 연속 발사하는 소리가 들렸고 양씨는 소리를 지르면 쓰러졌다. 이미 칼을 떨어 뜨린 채총을 맞고 쓰러진 양씨에게 경찰은 구급차를 부르려하거나 양씨를 소생시키려는 행동은 전혀 보이지 않은 채 죽어가는 양씨에게 움직이지 말 것을 명령하며, 수갑을 채우는 어처구니 없는 장면도 영상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 한인 A씨는 “경찰이 현장에서 총기사용 규정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떠나 양씨에게 총을 세발이나 발사해 죽음에 이르게 한 경찰의 조치는 매우 부적절한 과잉대응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인 B씨는 “경찰은 양씨가 진정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았다. 양씨가 정신질환자라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총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한인 여성 C씨는 “경찰이 총을 발사하는 데 전혀 주저함이 없어 보였다. 마치 총을 쏘려고 기다렸던 것처럼 보였다. 단 8초만에 꼭 총기를 발사해 양씨를 살해할 수밖에 없었는지 경찰에 묻고 싶다”며 “이제 누가 경찰을 믿고 신고할 수 있겠는가. 강도 보다 경찰이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 여성 D씨는 “양씨에게 총을 쏜 후 보여준 경찰들의 행동이 더욱 충격적이었다. 양씨를 살리려 하는 경관이 한 사람도 없었고, 구급차를 부른 경관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숨진 양용씨 유가족측은 이날 경찰의 바디캠 공개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며 추후 변호인단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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