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 막걸리가 사라졌다?
마켓에서 생 막걸리를 찾아볼 수가 없다.
탄산이 포함된 생 막걸리는 다른 일반 막걸리보다 유통기한이 짧다.
생 막걸리의 유통기한은 짦은것은 2개월, 긴것은 4개월로 다른 제품들에 비해 유통기한이 길지 않다.
마켓에서 확보된 생 막걸리는 모두 소진된 가운데 이미 들아왔어야 할 생 막걸리는 지금 바다위에 둥둥 떠 있는 상태다.
현재 LA 항과 롱비치 항에 묶여 있는 컨테이너선에 있는 수입 막걸리가 아직 한달 넘게 육지에 내려지지 않으면서 생 막걸리가 마켓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생 막걸리를 유통하는 업체로서는 답답하다.
한 유통업체의 최대표는 “유통기한이 한달밖에 남지 않은 것도 있고, 두 달 남은 것도 있고…”라고 말하며 긴 한숨을 내쉬고는 “유통기한내에 마켓에 도착할 수 있을지도 지금 확실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료품이나 주류 등 유통기한이 있는 것들은 미리 처리해 주면 좋지 않겠느냐?”라며 항만의 운영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어 “운송료도 오르고, 중간 유통가도 오르고, 컨테이너 화물비도 오르고, 모든게 다 올랐다”며 “모든게 다 올랐지만 물건 유통 처리는 지금 아무것도 되지 않고 있다. 계속 돈돈돈 돈만 달라고 한다”고 답답해 했다.
문제는 유통기한이 지났을 경우다.
유통기한이 지난 것들은 당연히 폐기처분된다. 하지만 생 막걸리 같은 주류는 폐기 처분하기 위해서는 폐기처리비용을 따로 내야 한다.
또 다른 유통업체 대표는 “지금 라이센스(폐기처리) 계약하기 위해 알아봤다”고 말하고, “한국에서 출발해 마켓 진열대는 커녕 배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모두 폐기처분하기 직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통기한이 1~2주 밖에 남지 않은 것을 어떻게 전부 소화해 낼 수 있겠느냐?”며 “일단 유통기한이 짧은 것은 소비할 수 있는 만큼, 납품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전량 폐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보험에서 처리될 가능성도 없지만, 일단 유통업체 등은 다방면으로 해결책과 보상 방법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산 과자들과 먹거리들도 비슷한 처지인 것은 마찬가지다.
마켓 관계자는 “한국산 과자의 경우 유통기한이 6개월인 것들이 많고, 라면이나, 음식들도 유통기한이 길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고민이 깊다”고 말하면서도 “마켓 입장에서도 답답한데, 유통업체들은 얼마나 답답하겠느냐?”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고 당장 진열대 배열을 바꿀 수도 없고, 바꿔도 채워넣을 제품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산 물건 뿐 아니라 대부분의 수입품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항구의 병목현상이 당장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수입업체 관계자는 “매일매일 전화해서 상황을 파악하는것도 한달이 넘어 지쳐가고 있다”며 “처음에는 좋게좋게 오래 일했던 관계라 조심스럽게 이야기가 오가는데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화가 나고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의 답답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한인 유통업체 뿐 아니라 다른 수입업체들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상황이 확대되면 자칫 LA항과 롱비치 항을 비롯해 여러 소송전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 바이든 행정부는 주 7일 24시간 풀 가동을 약속하고 군을 동원하는 특단의 대책까지 내놨지만 전세계 항구에서 가장 낙후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LA항과 롱비치 항의 컨테이너 처리 속도는 바이든 행정부의 특단 조치 전과 후가 비슷한 듯, 달라진게 없다는 것이 관련업체들의 전언이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