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가 겁나요”
마켓에서는 물류대란으로 물건이 없어서 못판다. 고객들은 물건이 비싸서 못산다.
최근 장바구니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해 마켓을 찾는 고객들이 물건을 들었다 놨다를 여러번 반복하고 있다.
한인타운의 한 마켓을 찾은 임송씨는 “라면값도 이정도면 두배가 오른 것이고, 뭐하나 안 오른 물건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두개씩 사던 것을 하나만 사고,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은 사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한 어르신은 “다행히 소주값은 오르지 않은 거 같다”라고 웃으며 “최근 내가 좋아하는 막걸리는 찾아볼 수가 없다. 몇 주 동안 본적이 없다”라며 물건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나는 김치를 사서 먹어야 하는데 한국산 김치 구경한지 오래됐다”라고 말했다. 당장 마켓 진열대에는 한국산 김치가 매우 한정적으로 배치돼 있었고, 대부분은 로컬에서 만든 김치이거나, 마켓 김치들이 진열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마켓을 찾은 또다른 한인은 “최근 라면사기도 겁난다”고 말하고, “예전에는 마켓에서 라면을 세일할 때 많이 사놓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은 세일도 하지 않고, 세일을 하는 것도 가격이 비싸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살기 때문에 한국의 통조림이나 간편요리식, 냉동식품을 찾는데 가격이 많이 올라 이제는 밥 먹기도 겁나는 상황”이라며 “외식은 친구들이랑 주말에, 그것도 가끔 가능하지 최근에는 외식비도 많이 올라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마켓 관계자는 “일단 들여오는 물건 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도 “나름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어쩔수 없이 가격을 올려야 하는 것을 제외하고, 재고가 있는 물건이나, 수입이 아닌 미국내에서 거래를 하고 있는 물건에 대해서는 최대한 가격을 올리지 않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덧붙였다.
물류대란으로 컨테이너 수송비가 크게 오른 것이 수입품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한 컨테이너 가격이 이미 5배 이상 올랐고, 물류 이송 비용도 크게 증가하면서 중간 유통과정에서의 가격이 상승해 어쩔 수없이 소비자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다.
마켓 측은 “연말이 되기 전에 물가가 잡혀야 할 텐데,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마켓에서 물건을 계산하고 귀가하는 임송씨는 “지금 장바구니 두개 채웠는데 100달러를 훌쩍 넘겼다”고 말하고, “예전에는 이와 비슷하게 장을 보면 100달러는 넘지 않았었는데 확실히 장보기 무서워졌다”고 말하며 차에 올라탔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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