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외식기업 중 하나인 스타벅스가 실적 부진으로 정리해고에 들어갔다. 지난해 9월 치폴레에서 스타벅스로 영입된 브라이언 니콜 CEO는 지난 2월24일 기업 지원 인력을 1,100명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체 직워느이 약 7%에 해당하는데 니콜 CEO는 구조를 단순화하고 중복 업무를 없애며 더 작고 민첩한 팀을 만들기 위해 정리해고를 시행했으며 이번 감원에는 매장 인력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블락마다 있는 스타벅스는 가장 큰 두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현지의 저렴한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전쟁 여파로 불매운동에 직면하면서 최근 4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했다.

스타벅스는 최근 북미 지역 매장에서 주문한 손님에게만 화장실을 개방하기로 결정해 모든 방문객에게 매장을 개방하던 정책을 7년 만에 폐기했고, 메뉴도 30%가량 줄이기로 했다.
반면 남가주 한인들에게 친숙한 트레이더 조는 캘리포니아주에 5개를 포함해 전미국에 21개의 매장을 새로 오픈하는 등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트레이더 조는 2025년 최소 10개의 매장이 운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몬로비아에 본사가 있고 지난 1958년 패사디나에서 시작한 트레이더 조는 동부인 뉴욕, 뉴저지를 비롯해 텍사스 지역에 새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올해 초 조류독감으로 계란값이 폭등했을 때도 트레이더 조는 여전히 예전 가격에 판매했고, 작은 쇼핑백들을 선보여 한인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미국에 온 관광객들이 반드시 방문해야 할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마치 애플이나 블루 바틀 커피 처럼 트레이더 조는 다양한 종류의 자체 브랜드 (PB) 상품과 캐시어들의 스몰 토크 (한인들이 극히 어려워 하는) 등을 통해 단순한 마켓이 아니라 고객들이 꼭 와야 하는 명소같은 친밀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지난 4월8일 트레이더 조는 한정 출시한 3달러 짜리 미니 캔버스 토트백을 선보여 각 매장마다 엄청난 줄을 서게 만들었다. 지난해 2월 처음 출시됐던 이 토트백은 틱톡 등에 서 바이럴로 인기를 끌며 품절 대란을 낳았던 이른바 ‘트레이드 조 미니백’의 후속 제품이다. 이번 신제품은 분홍, 하늘색, 민트, 연보라 등 네 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는데, 이베 이 등에서 개당 최고 70달러에 판매됐을 정도다. 이런 마케팅 전략을 통해 트레이더 조는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모두가 갖고 싶어 하고 이번이 아니면 영원히 살 수 없는 물건들을 선보여 충성스러운 고객들을 만들어낸다.
트레이더 조의 매장 수는 월마트(약 4,700개)나 프레드 마이어 등을 운영하는 크로거그룹 (약 2,700개)보다 현저히 적은 약 560개뿐이지만 단위 면적당, 직원 1인당 매출은 가장 높다.
이렇게 서부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에게 트레이더 조는 단순한 슈퍼마켓이 아닌 지역 문화의 일부로 인식된다. 왜냐라면 트레이더 조는 광고를 하지 않고, 세일이나 쿠폰이 없고 멤버십 프로그램도 운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트레이더 조의 정체성이자 인기 비결 중 하나는 자체 브랜드(PB) 상품이다. 트레이더 조 매장은 대부분 이곳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것들로 채워져 있다. PB 상품은 중간 거래상을 거치지 않고 생산자와 직접 계약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라 품질 대비 가격을 저렴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 소비자의 호기심과 구매욕을 자극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주는 트레이더 조의 사업 방향은 애플이나 블루 바틀 커피 처럼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문화적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잘 알려졌다시피 트레이더 조는 최근 냉동김밥, 갈비, 불고기, 파전, 잡채, 구이김, 볶음밥, 떡볶이, 고추장, 김치 등 각종 한국 음식을 선보이면서 한인 시장까지 파고들고 있다.
한인 식당이나 마켓, 요식업 종사자들은 트레이드 조의 상상을 초월하는 outside the box 전략을 통해 고객들에게 문화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불경기를 이겨내는 비즈니스 지혜를 생각해 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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