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8월에 다시 반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모펀드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약 9%가 8월에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말 대신자산운용과 유진자산운용이 운용 중이 사모펀드의 만기가 도래한다.
두 펀드는 지난해말 기준 한진칼 주식 327만1239주(지분율 4.9%), 277만6307주(지분율 4.1%)를 각각 보유 중이다.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지분 9.06%가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중 일부 지분은 지난 경영권 분쟁의 부산물이다. 당시 KCGI와 손을 잡은 3자 연합 중 하나인 반도그룹은 경영권 분쟁 종결 후 주식을 내놓았다.
이에 SK에너지, 기아, 효성, 삼구아이앤씨 등 기업들이 투자한 클럽딜 형식의 펀드가 조성되고 한진칼의 지분을 매입했다.
상당한 수익률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차익실현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한진그룹이 해당 지분을 인수할 여력은 낮은 상황이다.
두 펀드의 한진칼 시가는 약 1조원 안팎인 반면, 올해 1분기 한진칼의 현금성 자산은 약 2405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LS그룹이 일부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대한항공은 LS그룹이 자사를 활용해 발행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사들였다.
이 교환사채는 표면 이자율 0%, 만기 이자율 2%에 불과하다. 이번 교환사채로 LS그룹은 지분권이 없던 자사주를 활용해 우군을 확보했다.
호반그룹이 LS의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자 LS그룹은 대한항공과 손을 잡고 반호반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 4월25일 동반 성장·주주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사업 협력과 협업을 강화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지난달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는 항공우주·방위산업 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현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0.13%이다. 호반그룹 3개 계열사가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은 18.46%다. 만약 지분율 9%대의 주식이 호반그룹에서 매입할 경우, 최대주주가 변경될 수 있다.
다만 한진칼의 우군인 KDB산업은행과 델타항공을 포함하면 조 회장 측의 지분율은 과반에 가까운 45.61%에 달한다.
변수는 주주들의 반발이다. 앞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한진칼의 자사주 출연과 교환사채 발행과 관련해 조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조 회장과 류경표 한진칼 대표이사를 수사 중이다.
또 정권 교체로 산업은행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도 존재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5일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성격상 최대한의 차익실현을 위해 블록딜을 통해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