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80년대에 만들어진 한 리바이스(Levi’s) 청바지 한 벌이 경매에서 8만7400달러 이상에 팔렸다고 13일 CNN이 보도했다.
빈티지 데님 업계 베테랑인 집 스티븐슨과 23세의 카일 하우트너는 데님 고고학자가 폐광에서 발견한 이 청바지를 구입했다.
이 청바지는 구매자 프리미엄 15%를 포함해 8만7400달러에 팔려 가장 비싸게 팔린 청바지 중 하나가 됐다. 하우트너가 90%를, 나머지 10%는 스티븐슨이 지불했다.
30년가량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데님 수리점을 운영해 온 스티븐슨은 이런 바지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스티븐슨은 약 5년 전 이 바지가 처음 발견됐을 때 이 청바지에 대해 알게 됐다. 미국 서부에서 마이클 해리스가 이 청바지를 발견했는데 이후 그는 5년 동안 최소 50개의 폐광산을 조사했지만 같은 품질의 청바지를 더 이상 찾지 못했다.
비슷한 바지 몇 벌은 존재하지만 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며 입을 만큼 상태가 좋지는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바지는 놀라울 정도로 내구성이 뛰어나서 착용 가능하다. 그는 군데군데 약간의 수리가 필요한 부분만 제외하면 상태가 엄청 좋은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경매는 미국 뉴멕시코주(州)) 아즈텍의 작은 마을 외곽에 있는 두랑고 빈티지 페스티부스에서 열렸다. 나흘간 열리는 이 축제는 빈티지 데님 전문가인 브리트 이튼에 의해 개최된다.
이튼은 “이 사업을 25년 동안 해왔는데 평균적인 빈티지 청바지의 가격은 약 100달러(약 14만원)이다. 그래서 이런 바지 한 벌을 찾는 것은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고 전했다.
그는 원래 청바지를 팔 생각이 없어서 이를 엄청난 고가에 내놓았지만 이 바지의 희귀성 때문에 경매에서 누군가 덥석 사간 것은 놀랍지는 않다고 밝혔다.
미국 서부의 상징인 이 리바이스 청바지는 미 역사의 그림자를 보여주기도 한다. 청바지의 안주머니에는 “백인 노동자에 의해 생산된 유일한 제품”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82년 중국인 노동자의 미 입국을 금지한 중국인 배척법이 도입된 이후 회사가 이 슬로건을 사용했다고 설명한 리바이스 대변인의 말을 인용했다. 1890년대부터 리바이스는 이 정책과 슬로건 사용을 하지 않게 됐다. 아울러 중국인 배척법은 1943년에 폐지되었다.
스티븐슨은 청바지의 향후 계획에 대해 논했다. 그는 개인 구매자에게 판매하는 것을 고려했지만 청바지 주인들은 청바지를 구매해 스미스소니언 미술관이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같은 박물관에 전시하는 것을 더 선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 청바지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스티븐슨 데님 닥터스 가게 근처 안전 금고에 보관 중이다. 예약을 한 후 청바지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