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태아에게 모든 법적 권리를 주는 지난 2021년 미 애리조나주의 ‘인격'(personhood)법은 잘못으로 저지돼야 하며, 이 법으로 인해 낙태권리단체들이 다양한 범죄로 기소될 위험에 처했다고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방법원의 더글러스 레이스 판사가 11일(현지시간) 판결했다.
레이스 판사는 ‘인격법’을 저지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단체들이 옳다면서 애리조나 주정부가 인정고 있는 것처럼 낙태 제공자들이 다른 법적 낙태를 할 경우 어떤 형법을 위반하고 있는지 누구나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로 그것이 문제”라면서 “애리조나 주법의 징벌 및 규제의 정도와 관련해 원고들은 그들의 행위가 법에 저촉되는지 아닌지 추측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레이스 판사는 그 법(인격법)이 모호하고 위헌적으로 보인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동의했다.
미주리, 캔자스, 조지아, 앨라배마 등 적어도 4개 주들에서 애리조나주와 유사한 ‘인격법’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미 연방대법원이 여성·들의 헌법상 낙태권을 부인한 판결 이후 애리조나주에서 중단됐던 낙태가 다시 시작될지는 불투명하다. 낙태 제공자들은 사실상 모든 절차를 중단했다. 왜냐하면 모든 낙태를 금지하는 1901년 이전의 법들이 시행돼 너무 많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낙태 권리 단체들은 레이스 판사의 판결을 환영했다.
소송을 제기한 생식권센터의 제시카 스클라스키 변호사는 “법원은 인격법이 상상할 수 없는 극단적 낙태 금지법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면서 “로 대 웨이드 사건을 뒤집은 대법원의 재앙적 결정은 혼란을 야기시켰고, 애리조나 주민들은 필요한 낙태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