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 강화로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한국 국적 체류자들이 체포·구금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주LA총영사관측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서류 미비 한국인의 체포·구금 사례가 분명히 증가했다”며 “최근 4~5건의 영사 면담 요청이 있었고, 이는 이전 2년간 한 건뿐이던 상황과 비교해 급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총영사관에 따르면, 이들 사례는 대부분 단속 현장이 아닌 개별 적발 사례로, 본인이 영사 면담을 요청하지 않은 경우까지 감안하면 실제 한국인 체포 건수는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가운데 지난 6일 이민세관단속국(ICE)은 LA 다운타운 자바시장과 홈디포 매장 인근 등지에서 대규모 단속 작전을 벌였다. 자바시장 내 일부 단속 대상에는 한인 업소도 포함돼 있었디.
LA총영사관과 한인회는 “현재까지 단속 현장에서 한인이 체포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은 살벌했다. 공포탄이 발사됐고,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양팔이 묶인 채 체포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시위대는 연방 구금센터 앞에서 “그들을 풀어줘라!”고 외쳤고, 도심에서는 최루탄이 터지며 충돌이 빚어졌다.

이번 단속으로 체포된 인원은 44명에 달하며, 트럼프 정부 이민 정책의 실무 책임자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X(구 트위터)에 현장 영상을 공유하며 시위를 “미국의 법과 통치권에 대한 반란(insurrection)”이라고 규정했다.
밀러는 최근 ICE 내부 회의에서 “하루 3천명씩 체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초기 하루 평균 체포자 수(665명)의 4배를 넘는다.
트럼프는 작년 대선에서 “연간 100만명 이상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현재 LA 한인 사회는 단속 강화로 인한 불안감 속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