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의 야생 앵무새들이 공공 음수대를 직접 조작해 물을 마시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4일(현지시각) 과학 전문 매체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국제 학술지 ‘생물학 회보(Biology Letters)’에 게재된 호주국립대 인지생태학 연구진의 ‘영리한 앵무새 프로젝트(Clever Cockie Project)’ 연구 결과, 시드니에 서식하는 큰유황앵무새(Cacatua galerita)들이 공공 음수대의 수도꼭지를 발로 돌려 물을 마시는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앵무새는 호주서 쓰레기통을 여는 법을 익혀 ‘쓰레기 앵무새(trash parrots)’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연구진은 회전식 손잡이와 고무 덮개가 달린 음수대 하나에 동작 감지 카메라 2대를 설치해 이들의 행동을 포착했다. 분석 결과, 이 음수대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정교한 운동 기술과 일련의 복합 동작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상 속 앵무새들은 양발로 손잡이를 조작하고 자신의 체중을 실어 시계 방향으로 돌려 물이 계속 나오도록 누른다. 일부 영상에서는 앵무새들이 차례를 지켜 줄을 서서 물을 마시는 모습도 포착됐다.
연구 공동 저자인 루시 애플린 박사는 “이 행동은 한 개체의 혁신에서 시작됐으며 이후 다른 개체들이 이를 관찰하며 학습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각 앵무새가 수도꼭지를 돌리는 방식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어 세부적인 기술은 각자 시행착오를 통해 익힌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다른 수원지가 있음에도 앵무새들이 공공 음수대를 이용하는 이유로, 음수대의 물맛을 더 선호하거나 탁 트인 시야로 인해 포식자를 감시하기에 더 안전하다고 느낄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