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경관이 풍부한 도시 LA가 미국 주요 도시 100곳 중 공원 접근성 면에서 90위를 기록하며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는 단 5년 전인 2019년, 49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큰 하락세다.
공공토지신탁(Trust for Public Land, 이하 TPL)이 발표한 연례 ‘공원점수’ 보고서에 따르면, LA는 공원 면적 자체는 준수한 수준이지만, 편의시설, 형평성, 재정 투자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TPL는 LA의 순위 하락 원인으로 수십 년간 이어진 공공녹지 공간에 대한 투자 부족을 지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LA 시민의 62%만이 공원에서 도보 10분 거리 내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는 전국 평균인 76%보다 낮은 수치다. 결과적으로 150만 명 이상의 시민이 근처에 공원이 없는 상황으로 분석됐다.
특히 유색인종 거주 지역과 저소득층 지역에서 공원 접근성 격차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 유색인종 밀집 지역은 LA 평균보다 1인당 공원 공간이 33% 적고,
백인 밀집 지역과 비교하면 무려 72% 부족 - 흑인 거주 지역은 LA 평균보다 38% 낮은 공원 접근성
- 백인 거주 지역은 평균보다 140% 높은 접근성
또한, 저소득 지역 주민들은 고소득층 거주자 대비 1인당 공원 공간이 79% 적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LA는 전체 면적 대비 공원 비율은 14%로, 전국 중간값(15%)과 비슷하지만,
- 놀이터 수 기준으로는 100점 만점에 11점
- 애완견 공원은 인구 10만 명당 0.4개로, 4점에 불과
공원 시스템에 대한 인당 투자액도 $111로 전국 하위 1/3 수준이다. 참고로 어바인(1위)은 $681, 샌프란시스코는 $561을 투자했다.
보고서는 “5년 전보다 공원 관련 자본 지출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그 주요 원인으로는
- 행정 부문 예산 우선순위 변경
- 1996년 제정된 재산세 기반 공원 기금(Proposition K)의 종료 예정
- 공원 유지 보수 인력 부족 및 보수 작업 지연 등을 꼽았다.
또한 기부나 타 공공기관의 지원금이 전체 예산의 6%에 불과, 전국 평균(12%)의 절반 수준이다. 타 도시들은 ‘프렌즈 그룹’이나 ‘보존 재단’을 통해 부족한 예산을 보완하고 있다.
TPL은 LA 시가 최근 대규모 공원 수요 조사를 시작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 조사는 향후 공원 마스터플랜이나 재원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하나의 대안으로 학교 운동장을 지역 공원처럼 개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 전국적으로 약 2,000만 명이 학교 근처에 거주
- 학교 운동장을 방과 후나 주말에 개방하면
최대 100만 명 이상이 10분 거리 내 공원 접근 가능
→ 놀이터, 농구장 2배 증가, **접근 비율 62% → 85%**로 상승
→ LA의 순위는 90위 → 55위로 상승 가능
TPL은 “75개 주요 도시가 이미 이 전략을 채택했다”며, LA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LA는 여전히 전국 최고의 녹지도시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재원 마련과 지역사회 협력, 창의적 접근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