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비행기가 새벽에 주택가를 덮쳤다.
22일(목) 새벽, 샌디에이고 머피 캐년(Murphy Canyon) 군인 주택가에 소형 제트기가 추락해 최소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 상태에 놓였다. 사고기는 차량과 주택 여러 채를 불태우며 대규모 화재를 일으켰다.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사고는 오전 3시 45분경 샌디에이고 몽고메리-깁스 이그제큐티브 공항 인근에서 발생했다. 해당 지역은 군인 가족들이 다수 거주하는 티에라산타 지역이다.
샌디에이고 소방국 댄 에디 부국장은 “비행기가 거리에 떨어지면서 제트 연료가 쏟아져 양쪽 도로에 주차된 차량들이 모두 불에 탔다”고 설명했다. “거리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다”고 덧붙였다.
비행기 탑승자 6명 중 2명은 사망이 확인됐고, 나머지 4명도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로 알려졌다. 다행히 초기 보고와는 달리 지역 주민들은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한 가족 5명이 연기 흡입으로 병원에 이송됐고, 창문을 통해 탈출하려다 다친 또 다른 주민도 치료를 받았다. 현장에서 경미한 부상을 입은 2명도 응급 처치를 받았다.
사고 기종은 세스나 550 시테이션 II 소형 제트기로, 캔자스주 위치타의 제임스 자바라 공항에서 출발해 샌디에이고 도착 예정이었다. 비행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는 도착 예정 시각을 오전 3시 47분으로 기록했다.
탑승자 중 42세의 데이브 샤피로는 유명 음악 에이전시 사운드 탤런트 그룹의 공동 설립자이며, 38세의 크리스천 록 밴드 드러머 대니얼 윌리엄스도 함께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직원 3명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운드 탤런트 그룹은 성명을 통해 “설립자이자 동료이자 친구를 잃어 참담하다”며 “유가족과 이번 비극에 영향을 받은 모든 이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당시 현장에 짙은 안개가 자욱해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에디 부국장은 “앞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며, “비행기가 전선을 건드렸을 가능성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연방항공청과 국가교통안전위원회가 공동으로 조사 중이며, NTSB가 주도적으로 수사를 이끌 예정이다.
사고 인근에 거주하는 크리스토퍼 무어 “엄청난 폭발음에 잠이 깼고, 창밖으로 연기가 보였다”며 “아이 둘을 안고 집을 나섰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차량 하나가 불길에 휩싸인 걸 봤다. 무서웠지만 가족부터 챙겨야 했다”고 말했다.
임시 대피소는 밀러 초등학교에 설치되었으며, 인근 행콕 초등학교와 밀러 초등학교는 이날 하루 휴교 조치됐다.
샌디에이고 토드 글로리아 시장은 성명을 통해 “항공기에 탑승했던 분들의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에게 깊은 조의를 표한다”며 “이 비극이 더 확산되지 않도록 신속하고 조화롭게 대응한 모든 구조대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사고가 발생한 머피 캐년은 세계 최대 규모의 군인 주택 단지 중 하나로, 샌디에이고 카운티 내 수천 명의 군인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사고 여파로 I-15 고속도로의 에어로 드라이브 진입로는 일시 폐쇄됐다가 현재는 재개통된 상태다. 당국은 제트 연료 냄새를 맡거나 잔해를 발견한 주민들에게 619-531-2000으로 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