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 전 대통령(83)이 임기 중 전립선암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최근에서야 진단을 받았다는 설명인데, 대통령 재임 동안 항원 검사를 받지 않은 이유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아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
20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크리스 마 바이든 전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지난주 전까지 암 진단을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 받은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는 2014년이었다고 설명했다. 검사 결과는 언급하지 않았다. PSA 검사는 전립선암을 선별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전립선암 진단 사실을 발표했다. 퇴임 4개월 만이다.
암 조직 악성도를 분류하는 ‘글리슨 점수’에서 10점 중 9점을 받았으며, 암이 뼈로 전이됐다고 밝혔다. 글리슨 점수 숫자가 높을수록 위험하며, 7~10점이면 고위험군에 속한다
전립선암 4기에 이르러서야 진단 사실을 공개하면서 재임 중 이를 알고도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했다가 인지능력 등 우려로 중도 하차했던 터라 비판이 크다.
액시오스 알렉스 톰슨과 CNN 제이크 태퍼 기자가 신간 ‘원죄’에서 대선 기간 측근들이 바이든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를 은폐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우려는 커지고 있다.
바이든 전 대통령 측은 70세 이상 남성에게 PSA 검사가 권장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예방 의학 권고안을 제시하는 ‘미국 예방 서비스 태스크포스’는 2018년 발표한 지침에서 거짓 양성 진단 가능성과 과잉 치료 우려로 70세 이상 남성에게 PSA 검사를 권장하지 않았다.
많은 경우 증상 없이 전립선암에 걸리고 종종 질병 사실을 모른 채 사망한다는 설명이다.
미국 비뇨기과협회도 70세 이상 남성에게 전립선암 검사를 진행하기 전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라고 권고한다.
데이비드 펜슨 미국 비뇨기과협회 사무총장은 “검진을 받지 않은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그 나이대 사람에게 검진을 권장하는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토드 모건 미시간 의대 전립선암센터 공동 소장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전립선암은 종종 갑자기 공격적으로 전이된다”며 “일반적으로 75세 이후엔 PSA 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직을 수행 중인 만큼 지침과 상관없이 정기적으로 검사를 실시했어야 하는 비판은 여전히 남아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역시 재임 시절 PSA 검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지키얼 이매뉴얼 종양학 박사는 대통령은 일반인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아야 한다며 “비정치적 방식으로 선정된 의사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대통령 건강을 독립적으로 평가하고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 전 대변인은 대통령 임기 중 정기적으로 암 검사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케빈 오코너 백악관 주치의도 문의에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