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사 직후 걷는 것이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미국 앨라배마 대학교 운동 과학과 조교수로, 걷기 운동을 전문 분야로 연구하는 엘로이 아기아르 박사를 인용해 “식사 직후 짧은 걷기 운동만으로도 즉각적인 효과가 있다. 혈압과 혈당이 낮아진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2011년 국제 일반의학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General Medicin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같은 시간 동안 걸을 때, 식사 직후 걷는 것이 식사를 마치고 1시간 뒤에 걷는 것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컸다.
연구팀은 당뇨병 가족력이 있는 참여자를 모집한 뒤 한 달 동안 식사 후 걷기 운동을 하게 했다. 그 결과, 식사 직후 30분 걷기를 한 참가자는 체중이 3㎏께 줄었으나, 식사 1시간 후 같은 양을 걸은 참가자는 1.5㎏를 감량하는 데 그쳤다.
해당 연구를 이끈 히지카타 야스요는 “식후 걷기 운동이 혈당 상승을 억제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매우 분명하다. 혈당은 식후 30분에서 60분 사이에 최대치로 증가하므로, 혈당 수치가 최대치에 도달하기 전에 걷기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후 15분 걷기 운동으로 당뇨병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3년 국제 학술지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식후 짧고 간헐적인 걷기 운동은 식후 혈당 조절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조지 워싱턴 대학교 공중보건 및 보건 서비스 대학원 연구팀이 공복혈당이 105에서 125 사이인 60세 이상 비만 남녀 1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하루 세 번 식사 30분 후 15분씩 걷는 것이 아침 또는 저녁에 45분 동안 운동하는 것보다 혈당 상승 억제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식사 직후 바로 걷는 사람들의 혈당 반응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하루 중 혈당의 최고치와 최저치의 폭도 가장 작았다.
아기아르 박사는 “식후 걷기 운동은 특히 고혈압, 당뇨병 환자들에게 효과적이지만, 거의 모든 사람이 그 혜택을 볼 수 있다”며 “걷기 운동은 혈류 내 포도당 증가를 처리하는 췌장의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후 걷기 운동을 할 생각이라면, 그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평소 걷는 것보다 조금 더 빠르게(분당 130보 이상) 걸을 필요가 있다”며 “숨이 살짝 차거나 가볍게 땀이 날 정도의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