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의 바리스타 1000여명이 새로운 복장 규정에 항의해 11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고 노조측이 14일 밝혔다. 이들은 미국내 75개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12일부터 바리스타들이 녹색 앞치마를 두르고 입을 수 있는 옷에 제한을 두었다.
복장 규정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스타벅스 직영 매장 및 라이선스 매장 직원들은 검은색 셔츠와 카키색, 검정색 또는 파란색 데님 바지를 착용해야 한다.
스타벅스는 새로운 규정을 통해 녹색 앞치마가 더욱 눈에 띄고 고객들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하여 매장에 더욱 따뜻하고 환영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스타벅스의 1만개 자사 미국 매장 중 570개 매장의 근로자를 대표하는 노조인 스타벅스 노동자 연합은 새로운 복장 규정은 단체 협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5일 AP 통신에 따르면 메릴랜드주 해노버에서 근무하는 페이지 서머스는 “스타벅스는 방향을 잃었다. 스타벅스만의 경험을 만들어내는 바리스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대신 새로운 복장 규정처럼 엉뚱한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고객들은 라떼를 30분 동안 기다리면서도 우리 옷 색깔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새로운 복장 규정을 발표하면서 직원 한 명당 검은색 티셔츠 두 장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14일 바리스타 파업이 미국 내 1만 개 직영 매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지난 9월 29일 기준 미국 내 직영 매장에서 약 20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노조 집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직원의 1% 미만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일부 매장은 파업으로 인해 1시간 이내에 문을 닫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스타벅스는 성명을 통해 “노조가 검은 셔츠를 입고 출근하는데 반대하는 시위에 쏟는 노력만큼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는 데 힘을 쏟는다면 더 생산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 노동자 연합은 2021년부터 미국 매장에서 노조를 조직해 왔다. 스타벅스와 노조는 지난해 2월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직 계약에 합의하지 못했다.
노조는 이번 주 스타벅스가 새로운 복장 규정에 대해 협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국노동관계위원회에 불만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스타벅스 노조는 지난해 12월 연말 미국 전역 300여개 매장의 노조원들이 참여해 임금 인상과 근무 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