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도박에 연루돼 메이저리그(MLB)로부터 영구 제명됐던 ‘레전드’ 고(故) 피트 로즈가 복권됐다. 이에 따라 로즈는 MLB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자격을 얻게 됐다.
MLB 사무국은 13일 로즈를 비롯한 17명의 선수의 영구 제명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는 1919년 ‘블랙삭스 스캔들’에 연루된 조 잭슨과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수 8명도 포함됐다.
로즈는 1963년부터 1986년까지 24시즌 동안 활약하며 통산 4256안타, 3562경기 출전, 1만5890타석 등 MLB 대기록을 세운 전설적인 선수다.
또한 통산 타율 0.303, 160홈런 1314타점 2165득점을 남기기도 했다.
1963년에 신인왕을 차지했으며 1973년 리그 최우수선수(MVP), 1975년 월드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세 차례 타격왕에 등극한 바 있다.
그러나 몰락의 길을 걸었다. 1985년부터 1987년까지 신시내티 레즈 시절 감독을 맡으면서 자기 팀 경기에 내깃돈을 걸었던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MLB는 1989년 로즈에게 영구 제명 징계를 내렸다.
이후 로즈 측은 몇 차례 사무국에 복권을 신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로즈는 생전 복권되지 못하고 지난해 9월 83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후 로즈의 유족은 MLB 사무국에 복권을 다시 요청했으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피트 로즈는 처벌받을 만큼 받았다”며 “완전한 사면을 준비 중”이라는 뜻을 밝혀 복권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결국 2015년에 로즈의 복권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맨프레드 커미셔너도 “영구 제명의 목적은 야구의 공정성을 위협하는 인물을 차단하고, 향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억제 효과를 내는 것”이라며 “이미 사망한 인물은 더는 위협이 될 수 없고, 생전 제명 조치로 최대한의 억지력이 발휘됐다”는 뜻을 밝히고 로즈를 복권했다.
신시내티 구단주 밥 카스텔리니는 성명을 통해 “로즈는 야구 역사 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라며 “우리는 언제나 그를 기릴 것”이라며 사면을 반겼다.
영구 제명은 사망 시점에서 종료된다는 MLB의 정책 변화로 전설적인 타자 조 잭슨도 복권됐다.
이에 따라 로즈와 잭슨이 MLB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