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남가주에 위치한 바이올라대학교(Biola University) 졸업식 무대에 특별한 부자가 함께 섰다. 같은 학위, 같은 학교, 그리고 같은 졸업식 그러나 40년의 나이차를 둔 두 사람이다.
지난 10일, 바이올라대 크로웰 경영대학원의 MBA 과정을 마친 크레이그 프리차드(Craig Prichard·78)와 그의 아들 윌 프리차드(Will Prichard·38)가 나란히 졸업장을 받았다.
아들 윌은 2022년에 학사 과정을 마친 바이올라대의 졸업생이며 크레이그의 자녀 중 한 명이다. 당시 아들의 졸업을 지켜보던 크레이그는 “나도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고, 결국 아들과 함께 대학원 과정에 도전하게 됐다.
바이올라대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크레이그는 20년 넘게 한 회사에 몸 담아온 경영 전문가로, “현장 경험에 더해 신선한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배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반면 윌은 “본격적인 사회 진출 전, 경영과 리더십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자는 그 후 2년 넘게 같은 MBA 프로그램을 밟으며, 때로는 같은 수업을 듣고 팀 프로젝트도 함께 수행했다. 특히 마지막 수업에서는 한 팀으로 과제를 수행하며 부자로서의 관계를 넘어 동료로서의 관계도 쌓아갔다.
크레이그는 “윌은 항상 새로운 시각과 지혜,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며 배움의 깊이를 더했다”며 “수십 년간의 실무 경험을 되돌아보며 아들과 나눌 수 있었던 것이야말로 MBA 공부의 가장 소중한 부분이었다”고 전했다.
윌 역시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보통 아버지 또래면 인생을 느긋하게 즐길 나이지만, 오히려 나보다 먼저 과제를 끝내곤 했다”며 웃으며 말했다. “그 경험은 우리가 단순히 가족이 아닌, 동료로도 연결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가족들의 응원을 받으며 같은 날, 같은 무대 위를 걸었다. 학교 측은 이 부자가 오는 6월부터는 ‘가족’에서 ‘동료’로 관계를 확장하며,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여정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