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살 때 부모를 잃고 소년가장이 된 헨리 영은 17살 되던 해 여동생을 데리고 일자리를 구걸하던 중 어느 식료품 가게에서 거절되자 5달러를 훔치다 체포된다. 헌데 하필 이 가게가 연방 간이우체국을 겸했던 것이 헨리에게는 더 큰 불행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연방 우편물 강도’ 죄.
유죄판결을 받은 헨리는 태평양 연안의 바위섬에 수감된 후 탈옥을 시도하다 동료 죄수의 밀고로 발각된다. 잔혹하고 변태적인 교도관에 의해 한 평 반 남짓한 5피트 지하 독방에 감금된다. 바닥에 물이 질퍽하고 벌레가 우글거리는 그 속에서 헨리는 모진 고문과 폭력으로 얼룩진 학대 속에서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다.
19일 이상 독방감금을 못하게 된 규정마저 무시된 채 불빛하나 전혀 없는 그 굴속에서 무려 3년 이상을 벌거벗은 채로 견디어 내야만 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나오자 마자 식당에서 숟가락으로 밀고자의 목을 찔러 살해한다. 자신도 알 수 없는 일종의 환각상태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1급살인죄로 기소된 그에게 신출내기 20대의 젊은 국선변호인 제임스가 배정된다. 하지만 오랜 독방생활 끝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언어 능력마저 거의 상실해버린 헨리는 제임스를 적대시하고 일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헨리는 자신이 가벼운 형에 처해지면 다시 이 바위섬에 수감될 것이 두려워서 사형을 원한다. 각종 장애와 우여곡절을 거친 심문과정에서 교도소 소장을 비롯한 교도관들들의 잔혹행위가 있었고 그 뒤에는 이 바위섬 감옥과 연방정부라는 거대한 권력의 유착이 있음을 알아낸다.
마침내 헨리를 법정에 세워 증언하게 하고 배심은 일급살인 대신 3년 징역의 ‘과실치사’를 평결한다. 심문을 마치고 다시 감옥으로 돌아간 헨리는 그에게 다가서서 윽박지르는 소장에게 외친다. ‘나는 이제 당신이 두렵지 않다. 그리고 어떠한 폭력에도 굴하지 않는다’고. 그리곤 얼마 후 주검으로 발견된다.
결국 그의 살아있는 증언으로 어둡고 잔혹했던 교도소 비리가 밝혀지고 관련자 처벌과 함께 이곳은 1963년 영원히 폐쇄된다. 바위섬, 알카트라즈를 배경으로 실화를 바탕으로한 ‘Murder In The First (일급살인)’ 영화 이야기다.
남북전쟁 시기에 군의 요새로 건축된 알카트라즈 섬은 1934년 연방정부의 교도행정의 위용을 과시하기 위해 감옥으로 개조되었다. 이 후 이 곳에서는 14번의 탈옥시도가 있었는데 거의 모두 실패했다. 폐쇄 1년 전인 1962년 세 명의 탈옥 사건만이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이를 다룬 영화가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알카트라즈 탈출’이다.
그 알카트라즈가 60여 년 만에 교도소로 재가동될 것이라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가장 잔혹하고 폭력적인 범죄자들을 이곳에 수용하도록 지시하면서다. 이번 조치는 피고 갱단원들을 불법으로 엘살바도르의 교도소로 보내려다가 법원에 제동이 걸리자 대안으로 내세운 것이다.
밤이 되면 감방 창문 너머로 보이는 샌프란시스코의 아름다운 불빛들이 갇혀 있는 자들의 괴로움을 더해주었다는 이 섬, 날개가 꺾여 날 수 없는 죄수들이 갇힌 이 바위섬의 이름, 알카트라즈가 스페인어로 ‘펠리칸 새’를 의미한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