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로 미국에서 반(反)트럼프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법조계도 법치 훼손을 우려하며 공동 행동에 나섰다.
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뉴욕 맨해튼의 연방지방법원 앞 광장에선 법조인 약 1500명이 참여하는 ‘전국 사법의 날 행동’ 시위가 열렸다.
정장에 넥타이 차림으로 시위에 참여한 변호사 등은 헌법 법전을 들어 올리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법질서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치주의 준수 서약을 낭독하는 등 비교적 정제된 형태였지만, 변호사들이 시위에 나섰다는 것 자체가 심각성을 강조한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법치주의는 우리 모두를 보호한다”며 “법치주의가 없으면 우린 반드시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위에 참가한 뉴욕 남부지방검찰청 차장검사 출신인 제임스 카이넨(71) 포드햄 법학교수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에 경악을 금치 못 하겠다”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화나게 했다며 사람을 기소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뉴욕 외에도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전역 주요 50개 도시의 연방 법원 앞에선 유사한 시위가 열렸다.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시위에 참가한 전직 검사 미셸 앤더슨은 “변호사들이 법치와 정의를 위해 나설 수 없다면 누가 할 수 있겠냐”며 “우린 독재자에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여 일간 사법부와 대형 로펌 길들이기에 나섰다. 법관 탄핵을 운운하고, 로펌의 연방 정부 청사 접근을 제한하고 정부 계약을 취소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그간 보복 우려로 반발보다 순응을 택하는 기류가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가 거세지면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변호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법원 판결을 무시하며 법치주의 근간을 뒤흔들자 이대로 좌시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영리단체 ‘좋은 정부를 위한 변호사 단체’의 트레이시 페이트 러브 회장은 “변호사들이 거리로 나섰다는 건 매우 심각하고 나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