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공포나 혐오감을 유발하는 장면을 봐도 동공이 확장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현지 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카디프대와 스완지대 심리학과 공동 연구팀은 사이코패스 범죄자와 일반 범죄자의 동공 반응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두 집단을 대상으로 공포스럽거나 끔찍한 사진을 보여주고, 이때 나타나는 눈동자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은 혐오스러운 이미지를 봐도 동공이 거의 확장되지 않은 반면, 일반 범죄자들은 자연스럽게 동공이 확대되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특성은 일명 ‘사이코패스의 눈빛(psychopathic stare)’이라고 불리며, 일반 사람들이 충격적이라고 느낄 만한 상황에서도 냉담한 태도를 보이는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보여준다.
카디프대 로버트 스노든 교수는 “많은 사이코패스 범죄자가 대담하고 냉혈한 태도를 보인다”며 “두려움의 감정이 없으면 대담하게 행동하기 더 쉽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사이코패스 범죄자들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볼 때는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동공이 확장됐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사이코패스가 모든 감정에 둔감한 것이 아니다. 위협적인 정보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무감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이코패스는 사회적 규범에 공감하지 못하고, 자신의 이득에 따라 타인의 권리를 쉽게 무시하고 침범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다. 특정 상황에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느끼는 두려움, 죄책감, 슬픔, 분노 등을 잘 느끼지 못한다.
다만 사이코패스적 특성을 가진 사람들도 감정을 경험하며,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한다. 반드시 폭력적이거나 범죄 성향이 있는 것은 아니며, 외견상 매력적이고 침착하게 보일 수 있어 일반인이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한편 사이코패스 진단에는 총 20개 문항으로 구성된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PCL-R)’가 활용된다. 이 검사는 죄책감·후회·공감 부족, 냉담함, 충동성, 무책임성 등 사이코패스의 핵심 특성을 평가한다.
PCL-R은 40점 만점으로, 한국에서는 25점 이상, 미국에서는 30점 이상을 사이코패스로 간주한다. 일반인의 평균 점수는 약 15점 수준이다.
역대 국내 주요 범죄자의 사이코패스 지수는 연쇄살인범 유영철 38점,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 29점, 연쇄살인범 강호순 27점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