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부채가 급증하자 부자들에 제공하던 막대한 감세 혜택이 부담으로 작용해 세금 인상안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23일 워싱턴포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은 백악관이 이 같은 세금 인상 내용을 담은 2025년 세법 개정안을 지지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공화당 내에선 세금 인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러셀 보트 예산 관리국장은 이에 옹호하는 입장이고,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전략 고문을 맡았던 스티븐 배넌 역시 이를 공개 지지하고 나섰다.
그는 공화당이 ‘부자 정당’이라는 민주당의 공격을 무력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트럼프에게 증세 계획을 공개 지지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의 오랜 측근들은 세금 인상이 대통령의 세금 감면 공약을 훼손하고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요 공화당 의원들은 세법 개정안에 세금 인상안이 포함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트럼프의 외부 고문인 뉴트 깅리치는 자신의 SNS(소셜 미디어 네트워크)에 트럼프에게서 받은 메시지라며 글을 올렸는데 트럼프는 “소폭 인상 아이디어는 좋지만, 공화당에 정치적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굳이 안 해도 된다면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공화당은 고속득층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담은 2017년 세법을 연장하려 하지만, 국가 부채가 급증하면서 혼란에 빠졌다. 세법을 연장하면 줄어드는 세수만 4조 달러 이상으로, 이를 메우기 위해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 보장 프로그램) 등에 대한 지출 삭감을 검토했지만 부자 감세는 연장하면서 복지 삭감을 추진하는 건 정치적 부담이 큰 사안이다.
이런 상황 속 일부 트럼프 측근들은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 인상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실제 입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센터라이트 성향 싱크탱크 아메리칸 액션 포럼의 더그 홀츠-이킨 대표는 “(고소득층 세금 인상안이) 상원 재무위원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없다. 하원도 마찬가지”라며 “그들은 이걸 단순히 부자들에 대한 징벌적 조세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7년 세법에 따른 대부분의 감세 조항은 올해 말 자동으로 만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