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30년 가까이 어업 등 사업을 벌여 온 한국인 남성이 지난 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현지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시에라리온 매치인 ‘디오거나이저’와 ‘시에라리온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사망한 한인은 김성년씨로 시에라리온에서 배 세 척을 운용하며 400여명의 직원을 뒀던 사업가다. 그러나 시에라리온 수산해양자원부(Ministry of fishery marine resources·MFMR)로부터 불법조업 혐의로 두 차례에 걸쳐 벌금 총 570만 달러를 부과받았다.
부당한 벌금 420만달러
김씨가 사망한 채 발견된 자택 침대에서는 유서가 발견됐다.
이 유서에서 김씨는 “저는 수산해양자원부(Ministry of fishery marine resources·MFMR)가 제게 어떤 짓을 했는지 세상이 알았으면 한다. MFMR 사람들은 옳고 그름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조업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그들은 불법조업 혐의를 이유로 9개월 동안 배 세 척을 압류했다. 하지만 9개월 뒤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사과도 없이 배를 돌려줬다”고 기록했다. 자신의 억울함을 전한 것이다.
이어 김씨는 유서에서 “압류됐던 선박 2척은 도난당했다. 도난 선박에 대한 책임도 회피했고 사과도 없었다. 그리고 MFMR은 선박이 20만 달러임에도 불구하고 증거도 없이 42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며 “(도난당한) 선박이 해안에서 12마일 떨어진 해안 배타수역 IEZ 노선에 닿기만 하면 150만 달러의 벌금을 추가로 부과했다”고 MFMR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유서는 가짜인가..위장 자살 의심
하지만, 김씨의 죽음에 대해 현지 매체 보도가 엇갈리고 있다.
‘디오거나이저’는 김씨가 남긴 유서를 근거로 김씨가 억움을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다른 매체 ‘시에라리온 텔레그래프’는 김씨의 죽음이 위장 자살(fake suicede)이며 살해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매체에 따르면, 시에라리온 Freetown의 한 보안 소식통은 “일주일 전에 집에서 시신이 발견된 김성년씨의 침대 옆에 놓였있던 유서는 위조 유서라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강한 의심의 배경에는 김씨가 시에라리온 수산당국으로 부터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부당한 벌금을 부과받았는데 이는 중국 업체의 뇌물을 받은 당국이 김씨의 업체를 인수하려는 중국 업체
에게 김씨의 업체를 넘기려한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수산해양자원부가 김씨가 유서에서 언급한 부패와 강압적인 행위들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업체, 김씨 회사 눈독
보안소식통은 “김성년씨의 트롤 어선을 압수하고 어업 계약을 취소하기로 한 수산해양자원부의 결정은 김씨의 어업 회사를 인수하려는 중국 회사로부터 막대한 뇌물을 받은 일부 정부 관리의 탐욕, 부패 및 권력 남용에 동기가 있다”고 강력하게 의혹을 제기했다.
한인 사업가가 왜 시에라리온에 투자한 수백만 달러를 잃은 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로 돌아가지 않고 시에라리온에서 자살을 선택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시에라리온 정부에 고위층 부패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유서 내용도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김씨의 죽음에 대한 진실은 과연 밝혀질 것인가. 김씨가 사망 전 선임했던 한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더 불길한 것을 은폐하기 위해 쓴 가짜 유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슬프게도 시에라리온에서는 정치가 정의를 방해할 것이고 우리는 니온 씨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시에라리온 텔레그래프는 김씨의 죽음에 대한 진실은 결코 알려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걱정스럽게 확신하는 것은 부유한 선택을 위해 시에라리온으로 몰려드는 사기적이고 범죄적인 외국인 투자자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자살 여부와 상관없이 김씨의 죽음은 모든 정치인, 종교 지도자, 시민 사회가 도덕적으로 높은 입장을 취하고 정부에 큰 소리로 외쳐야 하는 경종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치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