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째 건립이 지연돼 사실상 추진이 중단된 상태인 한미박물관 건립을 위한 주민공청회가 지난 21일 LA 한국교육원에서 열렸다.
‘한미박물관 건립 후원을 위한 주민위원회’(Committee of Friends and Supporters of Korean American National Museum)가 주도한 이날 공청회에는 한미박물관 건립에 관심을 가진 여러 한인 인사들과 USC 동아시아 도서관 켄 클라인 박사 등이 참석해 한미박물관 건립 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번 공청회 개최를 주도한 주민위원회 크리스토퍼 리 다규멘터리 감독은 차이나타운 중국 박물관과 리틀 도교의 일본 박물관 건립 비용을 비교하며 현재 한미박물관 재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크리스 리 감독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중국계나 일본계 등 다른 아시아계 커뮤니티들은 박물관을 이미 건립해 운영하고 있지만 한인들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LA에서 한인들은 자체 박물관을 건립하지 못하고 있는 지 의문”이라며 차이나타운의 중국 박물관과 리틀 도쿄의 일본 박물관의 건립 추진 비용을 상세히 비교했다.
이 감독은 자신은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에서 일한 경력을 통해 게티 박물관 직원들과 함께 일할 기회가 있어 건립 비용을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감독은 “한미박물관 이사회가 최근 공개한 한미박물관 디자인을 보면 공청회를 앞두고 전체 비전에 대한 설계를 급하게 변경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 이사회가 제공한 디자인은 재단에 대한 의혹 제기를 차단하기 위한 홍보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이사회측이 갑자기 제시한 새 설계는 사실상 건립이 불가능한 형태로 이사회측이 정직하게 현재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의구심을 내비쳤다.
이날 공청회에는 리틀 방글라데시 주민, 하버드-웨스트레이크 애슐리 함 학생, USC 케네스 클라인 박사, 미술사학자 최승규 교수 등이 나서 한미박물관 건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케네스 클라인 박사는 “나는 USC 동아시아 도서관에서 근무하면서 한국 문화 보존을 위한 디지털 자료 아카이브 구축해 박물관에 소장될 작품을 찾는 첫 단계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규 교수는 “한인사회가 자체 박물관이 있었다면 체스터 장 재단이 LACMA에 기증했던 많은 한국 고미술품들을 소장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박물관 건립 지연을 안타까워했다.
리틀 방글라데시 회원과 고등학생 등 코리아타운 주민들은 문화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애슐리 함 학생은 “우리 코리언 아메리칸 2세들은 우리의 정체성을 확고해 줄 박물관을 갖고 싶다는 열정이 있으며 이 박물관이 우리의 뿌리가 되는 민족 문화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되길 열망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한인 커뮤니티의 문화와 역사 보존이라는 본래의 목적과 목표가 사라지지 않도록 박물관 건립 추진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한인 커뮤니티가 나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증오 범죄의 피해자인 27세의 한국계 미국인 데니 김의 청문회와 겹쳐서 참여가 저조했다.
당초 참석하기로 했던 헤더 허츠 시의원은 공청회에서 박물관 건립을 위한 시의 재정지원 문제를 설명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참석하지 않았다.
또, 한미박물관 재단측에서 한 사람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 감독은 “이사회측에 참석을 종용했지만 참석하지 않아 실망스럽다”면서 “이사회측이 다음 공청회에는 참석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양서영 학생기자>hseoyoungy@gmail.com
Seoyoung Yang is a Sophomore Student in Immaculate Heart High School. She is interested in Koreatown, its gentrification phenomenon, and Korean American culture.
[Student Report]] “Why is the Korean-American Museum being delay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