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 이재명 대표가 당 안팎의 목소리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뭔가가 있기 때문에 이상한 침묵이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나옴직 한데 나오지 않는 것이 이상한 침묵”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 대표가) 당장 일주일에 며칠씩 법원에 가는데 이 일을 어떡할까, 이런 상태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까 하는 것은 당연히 말을 할 법 한데 지금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공천 문제라든가 또는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혼날까 봐 그러는 것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에 대해선 “굉장히 적대적이고 폭력적”이라며 “민주당에 보탬이 안되는데 왜 없애지 못하냐. 그건 끔찍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독대한 것과 관련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분을 안 지가 한 42년쯤 됐고 사무실이 같은 건물 안에 있다. (신당 창당 등) 그런 얘기까지 깊숙하게 나누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시사한 것에 대해 “승부와 관계없이 약속을 지키는 것이 국민들이 더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오랫동안 지향했던 가치와 배치되는 결정을 하거나 민주당의 오랜 응원단이었던 시민사회의 기대를 저버렸을 때 그것이 승리로 갈까 아닐까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8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선거는 승부다.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가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또는 위성정당을 전제로 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방침으로 마음이 기운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승부라는 게 그렇게 단순하게 규정지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폭주하는 정권이 과반 의석을 가지면 폭주를 더 할 것이라는 점에서 민주당과 다른 야당들도 겸손하고 실효성이 있는 선거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서 정부여당의 과반 의석을 저지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도덕성 등 민주당의 가치 회복을 꼽았다. 이 전 대표는 “지금 국민들이 무엇을 불만으로 생각하는가를 알고 고쳐야 한다”며 “(지금 민주당은) 도덕성이 무뎌져서 웬만큼 잘못해도 뭉개고 지나가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요즘 종편방송을 보면 일주일 내내 민주당 막말이 톱뉴스다. 한 목소리로 잘못했다라고 해도 될까 말까 하는데 그걸 공개적으로 두둔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민주당의 도덕성 둔감성이 어느 정도인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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