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서부를 강타한 심한 폭우와 홍수로 24일 디트로이트 공항터미널이 임시 폐쇄되고 오하이오 고속도로와 라스베거스 중심가에서는 차량에 탄 사람들에 대한 수중 구조작업이 벌어지는 등 큰 피해가 잇따랐다고 AP통신과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미시간주 동남부에서는 24일 오전까지 무려 12.7cm의 폭우가 쏟아져 디트로이트시 일대에 이르는 간선 도로가 모두 침수되었다. 이 때문에 로물러스 교외에 위치한 디트로이트 메트로폴리탄 공항으로 통하는 지하차도와 터널이 모두 홍수로 교통이 끊겼다.
디트로이트 공항은 24일 오후에야 맥나마라 터미널 일부를 다시 열고 운항을 재개했다고 공항 관리들이 전했다.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 주지사는 24일 저녁 주비상사태 작전본부를 개설하고 피해지역의 홍수 대응을 위해 필요한 지원 인력과 장비를 파견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몇시간 앞서 24일 디트로이트 공항 터미널에서는 휴가를 떠난 엄마 미치 헤일(42)과 10살, 13살, 20살의 세 아들이 플로리다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자판기 앞에서 간식을 뽑아 끼니를 해결하고 있었다.
디트로이트 부근의 브라이튼에 사는 이 가족들은 오전 중에 플로리다행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이었지만 공항의 침수로 출발 시간은 계속 지연되었다. 이들은 25일 디즈니월드의 요술 나라 놀이공원을 방문한 뒤 26일 출항하는 디즈니 크루즈선을 타고 카리브해 여행을 가는 것이 스케줄이라고 했다.
이 여행은 지난 해 11월에 갈 예정이었다가 당시에도 겨울 폭풍으로 여행이 취소되었다며 이 가족은 또 한 차례의 불운이 닥친 것처럼 느끼고 있었다.
기자와 얘기하는 동안 델타 항공에서 이들의 비행기 출발 시간이 또 한시간 지연되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 가족들은 제발 이 날 안으로 플로리다에 도착할 수 있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https://twitter.com/RStSebastian/status/1694898807354368343?s=20
과학자들은 이번 악천후와 극한 폭우, 폭염이 기후변화로 인한 결과라고 직접 연관성을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런 역대급 폭풍우와 가뭄, 홍수와 산불이 동시 다발로 더 심하게, 더 자주 일어나는 것은 기후변화 때문이 확실하다고 말한다.
이 날 밤새 몰아친 폭풍우로 미시간주 전역은 정전 사태가 일어났으며, 특히 디트로이트 지역은 더욱 심했다. 24일 새벽까지 이 일대의 가정과 사무실 5만8000여곳이 암흑세계였다고 전력 공급과 정전을 감시하는 파워아우티지 닷컴(poweroutage.us)이 공지했다.
미 디트로이트 국립기상청의 브라이언 크롬웰 예보관은 “한 시간에 1인치( 2.54cm)이상의 폭우가 내리는 건 매우 심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은 24일 밤까지도 심한 물폭탄과 천둥 번개가 계속되었다.
https://twitter.com/Earth42morrow/status/1694708477699240356?s=20
오하이오주에서는 시간 당 20cm가 넘는 폭우가 북부와 중부 지역에 쏟아져 클리블랜드 일대에서는 23일 낮부터 24일 아침까지 강풍과 함께 평균 12.7cm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오대호의 이리호에서 가까운 레이크 우드에서는 고속도로 90번의 교차로 부근에서 7대의 승용차에 갇힌 10명이 유리창 높이까지 차오른 물속에서 구조되었다고 소방구조대의 게리 스톤 대장이 말했다. 이 고속도로는 즉시 양쪽 출입구를 다 폐쇄해서 더 이상의 피해자는 나오지 않았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번화가인 호텔과 도박장 거리를 포함해 여러 부분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폭풍우가 심한 폭우를 쏟아냈다. 경찰은 23일 낮부터 구조요청과 사고 신고를 받기 시작했다고 ‘라스베이거스 리뷰저널’ 지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현재 실종자가 1명 나왔고 2명이 더 있는 것으로 신고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