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상당히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식품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온다고 12일(현지시간)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미 노동부는 이날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그런데 6월 식료품 비용은 전년 대비 5.7%, 외식 비용은 7.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 내외를 보인 식료품·외식 물가에 비해선 떨어진 수치지만, CPI에 비해 둔화 속도가 더딘 것이다.
제이슨 러스크 퍼듀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식료품 가격에 대한 상승 압력이 계속되는데, 이런 전반적 상황이 소비자들이 식품 구매 어려움을 겪는 전환점으로 이어지는지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퍼듀대 월간 소비자식품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6월 미 가구들의 식량 불안정(food insecurity) 비율은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7%에 달했다. 러스크 교수는 정상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지만, 재정적으로 취약한 소비자들이 받는 압박을 고려하면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또 러스크 교수는 연 소득 5만∼10만 달러(약 6400만원~1억3000만원)를 버는 중산층과, 연 소득 5만 달러 미만을 버는 저소득층은 식료품과 외식에 대한 주당 지출을 약 10 달러(약 1만3000원) 줄였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취약계층 보충영양 지원 프로그램(SNAP) 확대 시행이 올해 3월 끝나면서, 기존 수혜자들이 매달 평균 90 달러(약 11만4000원)를 덜 받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에 따르면 연 소득 5만 달러 미만인 저소득 가구의 약 47%가 5월 기준 SNAP 혜택에 의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올해 2월 약 40%에서 높아진 수치다.
저소득 미국인 재정건전성 향상을 위한 앱 ‘프로펠’에 따르면 저소득 가구의 식량 불안은 공과금·임대료 등과 관련이 있으며, 이는 최근 몇 달 동안 퇴거율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펠의 지난달 조사에 따르면 올해 5~6월 사이 공과금을 늦게 지불한 가구의 비율은 11% 증가했다. 응답자 중 27%만 공과금을 제때 지불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