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제21대 대통령으 선거결과에 대해 백악관이 입장을 즉각 내놓지 못하며 당혹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외교 프로토콜에선 드문 이례적 반응이다.
3일 백악관 브리핑룸.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한 기자가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한 백악관의 공식 입장을 묻자 “그렇다”고 짧게 답한 뒤, 준비된 문건을 뒤적이며 “여기 어딘가에 있는데…”라며 머뭇거렸다. 그러나 끝내 적절한 논평을 찾지 못했고, “추후 알려주겠다”며 답변을 미뤘다.
이는 사실상 대선 승리가 확정된 외국 정상에 대해 백악관이 당일 코멘트조차 내놓지 못한 보기 드문 장면이다. 같은 날 한국 중앙선관위는 제9차 전체회의를 열고 이재명 후보를 당선인으로 공식 확정했다.
미 국무부도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태미 브루스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선거가 있었고 우리는 인증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며, 중앙선관위의 최종 발표 전까지 입장을 보류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뒤이어 공개된 백악관 발표는 미묘한 어조를 내비쳤다. 백악관은 “한국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른 것을 환영하지만, 중국이 세계 민주주의 국가에 간섭하는 행위에 대해 우려하고 반대한다”고 언급했다. 한국 새 정부를 직접 축하하거나 환영하는 메시지는 빠졌고, 대신 중국 견제 메시지를 함께 실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과 한국은 공유하는 가치와 동맹, 경제적 유대를 바탕으로 철통같은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역시 “한미동맹에 대한 헌신은 철통같이 유지된다”고 강조했지만, 이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이번 백악관의 미숙한 대응은 단순한 준비 부족일까, 아니면 한국 새 정부에 대한 경계심일까. 대통령 당선자는 그간 대미 외교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강조해왔고, 일부 미국 보수 진영에서는 그를 친중 성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백악관이 신중함을 가장해 ‘불편한 기류’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는 이유다.
외교적 수사 뒤에 감춰진 메시지. 트럼프 정부의 진심은, 침묵 속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