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미국 대학 순위를 발표하는 기관인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이하 US뉴스)에 더 이상 평가 자료를 제공하지 않겠다던 예일대 로스쿨이 올해 대학 평가에서 또 1위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지난해 예일대 로스쿨이 하버드 의대 등 미국 주요 법·의대들이 US뉴스의 대학평가 거부 운동을 주도했음에도 1위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1983년부터 시작된 US뉴스 대학 평가는 미 전역 192개 로스쿨을 대상으로 지난 30여 년간 대학 순위를 매겨왔다. 그간 미국에서 권위 있는 대학 기관 평가 지표로 여겨져 왔으나 지난해 주요 대학들이 거부 선언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위상이 흔들렸다.
예일대 로스쿨은 지난해 11월 US 대학 평가에 대해 “(대학이) 학생들의 재정적 필요가 아닌 시험 점수에 따라 재정 지원을 받도록 해 졸업생들이 공익에 부합하는 직업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했다”며 “이런 평가 방식은 법조계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US뉴스의 대학 평가가 공익 변호사를 맡은 졸업생들을 실업자로 분류하고, 장학금도 저소득층 학생이 아니라 점수가 높은 학생에게 지급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평가 기준이 설정돼 있다는 것이다.
1990년부터 US뉴스 대학 평가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해 온 예일대 로스쿨이 보이콧(거부 운동) 선언을 하자 다른 로스쿨들도 이에 동참했다.
예일대 로스쿨의 보이콧 직후 하버드 로스쿨도 더 이상 순위 평가를 위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상위 14개 로스쿨 중 시카고대와 코넬대를 제외한 12개 학교가 연이어 협력 거부 의사를 밝혔다
자료 제공을 거부했지만, US뉴스는 이들 학교를 올해 대학 평가에 포함시킨 것이다.
예일대 로스쿨과 보이콧에 동참한 스탠퍼드대학이 올해 공동 1위에 올랐고,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았던 시카고대가 3위를 기록했다. 하버드대 로스쿨은 펜실베이니아대 로스쿨과 함께 4위에 올랐다.
US뉴스는 지난해 주요 로스쿨들의 거부 선언 이후 대학 평가를 위해 변호사 시험 합격률과 졸업 10개월 후 취업 현황 등에 대한 평가 비중을 늘렸다고 밝혔다. 또 입학생들의 점수와 예산 등에 대한 평가 가중치를 낮추거나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히더 거킨 예일대 로스쿨 학장은 올해 대학 평가에서 1위에 오른 것을 두고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