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긴급 대응에 나선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대선주자들이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맹공을 퍼부었다.
13일 CNBC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소셜트루스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1929년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강력한 대공황을 겪을 것”이라며 “그 증거로 은행들이 이미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 대변인은 폭스뉴스에 보낸 성명에서 “바이든의 지배는 미국인들의 일상을 황폐화시켰고 그의 반미 정책은 전국적인 불행을 초래했다”고 전했다.
그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할 당시 추진한 금융 규제 완화가 SVB 사태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SVB 등 미국 중소은행들의 잇따른 파산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감행한 금융규제 완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2010년 이른바 ‘도드 프랭크법(Dodd-Frank Act)’을 제정해 금융규제를 강화했지만, 트럼프가 집권한 2018년 법을 개정해 대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중소.지역 은행들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공화당의 잠룡으로 분류되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난 12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은행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과 정치 등에 지나친 관심을 보였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했다”고 지적했다.
SVB 홈페이지에는 다양성 이니셔티브를 수용한다고 선전하는 페이지가 있었지만 전문가들은 SVB의 경우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고객들의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로 파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금융권에 대한 과도한 규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거대한 연방 관료 집단을 갖추고 있지만, 우리가 이와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할 때 그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오전 발표한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인들은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신의 예금은 필요할 때 거기에 있을 것”이라며 “이 은행들에 예금 계좌를 가지고 있는 전국의 중소기업들은 근로자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청구서를 지불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더 쉽게 숨을 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드-프랭크법을 포함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시행된 요건을 거론하며 “2008년(글로벌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한 규칙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러한 규제 중 일부를 철회했다고 덧붙였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공화당 소속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성명에서 “납세자들이 SVB 구제금융 비용을 부담해서는 안 된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은행과 그 자산을 사들일 수 있다. 납세자들은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큰 정부와 기업에 대한 구제금융 시대는 반드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