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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일 실시될 미국 중간선거에서 6개 주(州)가 집중 조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CNN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6개 주는 경합주로 분류되는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이곳에서 승부를 뒤집으며 승기를 잡았다.
이들 주는 모두 상원, 하원, 주 정부에 대한 통제권을 결정할 중요한 요소를 갖고 있다. 6개 주 선거 결과는 낙태 권리, 경제 정책, 교육, 기후 위기와 같은 이슈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 연방 상원은 공화당과 민주당 50석 동석으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캐스팅보트로 간신히 과반 우위를 점하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은 최소 50석을 유지해야 하고 공화당으로서는 51석을 확보해야 과반이 된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35석이 걸려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각각 20곳과 12곳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고 3곳은 경합지역이다.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14곳에서 승리해야 과반을 유지하며 공화당으로서는 22곳을 이겨야 과반이 된다.
하원의 경우 총 435석 중 최소 218석을 얻어야 과반 확보가 가능하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각각 216석과 199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20곳은 승부 예측이 어려운 경합지역이다.
다음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대 승부처인 6개 주에 관한 내용이다.
◆애리조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1996년) 이후 이곳에서 처음으로 승리했다. 바이든과 클린턴은 70여 년간 이곳에서 이긴 유일한 민주당 대선후보들이다.
공화당은 바이든이 승리한 이곳을 되찾길 희망하고 있다. 이곳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들은 온건 성향이 아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르는 인물들이다. 주지사 후보 케리 레이크와 상원의원 후보인 블레이크 마스터스는 트럼프의 지지를 받았고 이곳에서 바이든이 승리했다는 사실을 여전히 부정하고 있다.
애리조나에서 승부를 결정할 중요한 집단은 라티노(히스패닉)이다. 출구조사 결과 지난 2020년 대선에서 유권자의 19%는 히스패닉이었다. 이들 중 61%는 바이든에, 37%는 트럼프에 투표했다.
민주당이 마리코파 카운티에서 상원 의석을 지키고 주지사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분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리코파 카운티에는 피닉스를 포함해 애리조나주 등록 유권자 다수가 거주하고 있다. 첨단 산업의 본거지로 주로 화이트칼러 계층이 많이 산다. 역사적으로 공화당 쪽으로 치우쳤지만 최근 민주당이 세력을 키우고 있다.
Senator Lindsey Graham made it clear: Republicans want a national ban on abortion. But if we elect two more Democratic senators and keep control of the House, we will codify Roe v. Wade. pic.twitter.com/UNFw63oV9k
— Joe Biden (@JoeBiden) November 4, 2022
◆조지아
역시 바이든이 2020년 대선에서 승리했던 지역으로 그는 1992년 빌 클린턴이 이곳에서 이긴 이후 처음으로 이곳에서 승리한 민주당 대선후보로 기록됐다. 클런린턴에 앞서 이곳에서 승리한 민주당 후보는 이곳이 고향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지난 두 번의 선거 결과는 조지아가 얼마만큼 승부가 치열하게 전개되는 곳인지 알 수 있으며 올해에도 그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존 오소프와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은 지난해 1월 실시된 상원의원 결선 투표에서 20년 만에 민주당에 승리를 안겼다. 워녹은 전임자의 잔여임기만 채우는 보궐 선거에서 당선됐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공화당 후보와 붙어야 한다. 그는 트럼프의 지지를 받은 미식축구 스타 허셜 워커와 격돌한다.
브라이언 캠프 주지사는 올해 공화당 주지사 경선에서 트럼프가 지지한 후보를 따돌리고 본선에 올랐다. 그는 2018년 조지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의 스테이시 에이브럼스를 불과 5만5000표 차이로 누르고 첫 임기를 시작했다. 캠프 주지사는 올 중간선거에서 에이브럼스와 재격돌한다. 에이브럼스가 당선되면 미 역사상 첫 흑인 여성 주지사가 된다.
◆미시간
바이든은 2020년 대선에서 이곳에서 승리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1988년) 이후 처음으로 미시간주에서 승리한 공화당 대선후보였다. 바이든은 지난 대선 때 미시간주에서 트럼프에 15만5000표 미만의 차이로 앞섰다.
올 중간선거에는 그레천 휘트머 주지사와 보수 논객 튜더 닉슨이 격돌하는 주지사 선거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시간주에서는 낙태 권리도 투표에 부쳐진다. 민주당은 이 이슈가 지지층의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
미시간주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주 국무장관도 새롭게 선출한다. 조셀린 벤슨 주 국무장관이 친 트럼프계인 크리스티나 카라모와 대결을 펼친다.
We must, with one overwhelming unified voice, speak as a country and say there's no place for political violence in America. pic.twitter.com/izXsylToGb
— Joe Biden (@JoeBiden) November 4, 2022
◆네바다
네바다주가 1980년부터 2012년까지 표를 몰아준 대선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016년 대선 때 이곳에서 이기면서 그 흐름은 끊겼다. 그러나 바이든이 2020년 네바다에서 승리하면서 그 추세는 다시 시작됐다. 민주당은 2008년 대선 이후 이곳에서 계속 이겼지만 그 격차는 좁혀졌다.
네바다는 미국 내 대표적인 관광지로 관광산업을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캐서린 코테즈 메스토 상원의원과 스티브 시솔락 주지사는 민주당에서 가장 취약한 후보들이다.
코테즈 메스토 상원의원은 애덤 랙설트 공화당 후보의 도전을 받고 있다. 랙설트는 2018년 네바다 주지사 선거에 패배한 뒤 이번에 다시 상원의원직에 도전한다. 시솔락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 조 롬바르도 보안관과 대결한다.
공화당 후보들은 일반적으로 인구가 적은 지역 카운티에서 강세를 보였다. 민주당 강세인 라스베이거스와 클라크 카운티를 제외하면 네바다주는 어느 한 정당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구가 없다.
◆펜실베이니아
바이든이 2020년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하면서 민주당은 이곳을 되찾았다. 트럼프는 2016년 이곳에서 힘겹게 승리했으며 그 이전의 6번 선거에서는 모두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바이든이 승리한 이곳에서는 올해 중간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상원과 주지사 자리가 걸려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TV쇼로 유명세를 얻은 공화당의 메흐메트 오즈 후보가 민주당의 존 페터만 후보와 대결한다. 펜실베이니아는 현직 팻 투미 상원의원이 정계은퇴하는 빈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곳이다.
주시사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조지 샤피로 주 법무장관이 민주당의 통제권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지사는 선거를 책임지는 공무원들을 임명하기 때문에 중요한 자리다. 그의 경쟁 상대는 트럼프의 대선 뒤집기 시도에 호응한 덕 마스트리아노 전 주 상원의원이다.
◆위스콘신
바이든은 2020년 대선 위스콘신에서 1%포인트 안 되는 격차로 어렵게 승리했다. 트럼프는 지난 2016년 이곳에서 힐러리에 이기며 민주당의 7연속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위스콘신은 미국에서 가장 분열된 주 중 하나로 공화당 론 존슨 상원의원과 민주당 토니 에버스 주지사 모두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존슨 상원의원은 코로나19 팬데믹과 1·6 미 의회 난입 사태 관련 논란이 된 발언을 한 인물로 경찰 지원금 철폐에 대한 지지를 표시했던 만델라 반스 후보와 격돌한다.
에버스는 공화당 주지사 경선에서 트럼프의 지지를 얻은 사업가 출신의 팀 마이클스와 대결을 펼친다.
민주당은 블루 칼라 지역인 밀워키와 주도인 메디슨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공화당은 위스콘신 중부의 인구가 적은 카운티와 부유층이 거주하는 북부 및 서부지역에서 강하다.
한편 CNN은 선거 판세가 언제든 뒤집힐 가능성이 있는 상원의원 선거구로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조지아, 위스콘신,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뉴햄프셔, 오하이오, 플로리다, 콜로라도주 10개 주를 선정했다.
CNN은 하원의원 선거의 경우 공화당 쪽으로 강하게 기울고 있지만, 상원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에서는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예측하기 어렵다며 투표함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