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 폭설로 시작된 정체 4일 오후까지 지속
도로에 갇힌 일부 운전자 차량 버리고 탈출 시도
민주당 케인 상원의원도 폭설로 고속도로에 묶여
폭설로 마비됐던 I-95 고속도로 워싱턴DC와 버지니아 구간 일부 통행이 재개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이 4일 보도했다.
새해 초부터 쏟아진 폭설로 이 구간이 완전히 마비되면서 무려 80㎞에 걸쳐 정체가 이어졌다.
도로에 갇힌 수백명에 달하는 운전자들과 동승자들은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24시간 넘게 식량이나 물도 없이 버텨야 했다고 한다.
이 지역에는 3일 오전을 시작으로 40㎝가 넘는 많은 눈이 내렸다. 제설 작업반이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폭설로 교통정체가 빚어지면서 도로에 갇혔다.

버지니아 교통당국은 사고가 속출하는 등 도로 통행이 어려워지자 4일 오전 이 구간의 고속도로를 일시 폐쇄하기도 했다.
I-95는 플로리다주부터 메인주까지 미국 동부지역을 남북으로 길게 연결하는 주(州)간 고속도로다.
버지니아주 교통부 관리들은 4일 오후 7시부터 이 구간 하행선 통행이 재개됐으며 북쪽 방향도 곧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속도로 순찰대 요원들은 도로에 버려진 차량이나 기름이 없어 움직이지 못하는 자동차 수십대를 견인했다고 WP는 전했다.
폭설로 차량에 19시간 동안 갇혀 있었던 소피아 콜슨(34) 3일 밤 날이 어두어지면서 운전자들이 비명소리를 지르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운전자들이 차량을 버리고 탈출을 시도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콜슨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애를 썼지만 우리는 버림을 받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버지나아 교통국(VDOT)는 어젯밤에 우리를 버렸고 이 상황을 해결하려는 어떤 시도나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콜슨은 차량에 폐질환으로 산소 보충이 필요한 이모와 당뇨병에 걸린 남동생 그리고 13세 아들이 함께 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버지니아주가 지역구인 미 민주당 팀 케인 상원의원도 도로에 갇힌 운전자 중 한 명이었다.
국립기상청(NWS)이 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동부 도심 지역 겨울 폭풍을 경고했다. (사진=NWS 트위터)
케인 상원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어제 오후 1시 워싱턴DC로 출발했는데 19시간이 지난 아직도 의회 근처에 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케인 의원은 평소 이 거리를 운전하는 데 2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워싱턴DC를 중심으로 미 동부에 폭설이 내리면서 피해도 커지고 있다.
메릴랜드에서는 SUV 차량이 제설차와 충돌해 SUV에 타고 있던 3명이 사망하고 1명은 중태라고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이 밝혔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강풍에 나무가 쓰러지면서 아이 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정전도 이어지고 있다.
‘파워아웃티지닷유에스(PowerOutage.us)’에 따르면 4일 오후 기준 버지니아주에서만 약 23만5000 가구에 전기가 끊겼으며 조지아주와 메릴랜드주 27만 가구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