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지낸 거물 정치인 해리 리드가 28일 82세를 일기로 타계했다고 AP통신, 미 의회전문지 더힐 등이 보도했다.
그의 부인 랜드라 리드 등 유족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해리는 췌장암으로 4년간 투병한 끝에 핸더슨 교외에 있는 자택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리드 전 상원의원은 가장 오랫동안 상원 원내대표를 역임한 인물 중 한 명으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핵심 법안들이 의회를 통과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리드는 젊은 시절 복싱 선수로 활동하다 이후 변호사가 됐고 1982년 네바다주 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며 정계에 진출했다.
리드는 1986년 네바다주 상원의원으로 당선됐고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다수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그는 2017년 정계에서 은퇴하기까지 34년간 정치인으로 활동했다.
보수적인 민주당원인 리드는 특유의 무뚝뚝한 스타일로 공격적으로 논쟁을 이끌며 공화당 뿐만 아군인 민주당 의원들도 괴롭혔다.
리드는 민주당 출신임에도 낙태금지 법안과 이라크 전쟁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반면 총기규제 법안에는 반대해 민주당 의원들의 미움을 샀다.
그러나 2009년 논쟁적인 오바마케어가 의회를 통과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더힐은 리드가 미 민주당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큰 정치인 중 한 명이었다고 평가했다.
리드는 소신파 정치인으로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기도 했다.
리드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거짓말쟁이” “루저”라고 공격했고, 2012년에는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상원의원을 향해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의 정치인들을 리드 타계 소식에 애도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20년간 우리는 미 상원에서 함께 활동했고, 내가 부통령을 역임한 8년 동안 국가를 위해 함께 일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해리가 뭔가를 하겠다고 말하면 그는 이를 해냈다. 그가 약속을 하면 이를 믿을 수 있었다”며 “해드는 이런 식으로 수십년 간 국익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해리 리드는 내가 만나본 사람들 중 가장 인상 깊은 인물 중 한 명이었다”며 “그는 나의 리더이자 멘토 또 가장 소중한 친구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