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 법무부가 2015년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찰스톤 흑인교회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총격사건의 피해자들에게 8800만달러의 보상금을 지불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 28일 보도했다,
보상금 지불 이유는 살인자가 총을 구매할 당시 자격심사를 충분히 하지 않아 살인사건이 발생하도록 허용했다는 것으로 상당히 큰 금액을 지불하는 것은 같은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상징적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피해자들의 변호인 바카리 셀러스는 88이라는 숫자가 살인범 딜란 루프와 같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에게 중요한 숫자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루프는 연방증오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사형을 선고받았다.
루프는 살인을 저지르기 전 찍은 사진에 88이라는 숫자가 적힌 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는 또 88발의 총탄을 사서 마더 에마누엘 AME 교회로 가 학살을 저질렀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H가 영어 알파벳 8번째 글자라는 점때문에 88을 “히틀러 만세(Heil Hitler)”를 뜻하는 숫자로 받아 들인다.
루프는 교회에서 성경공부를 하던 흑인 9명을 살해했으며 뒤에 수사관에게 인종전쟁을 시작하려 했다고 말했다.
아버지 클레멘타 핀크니 목사가 숨질 당시 11살이던 엘리아나 핀크니는 28일 법무무 청사 밖에서 정부와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를 살려낼 순 없지만 그 사건이 큰 슬픔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하려 했다…정부가 인종차별이 여전히 있다는 사실과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에 맞서 싸우려 노력하며 총기 폭력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모든 노력을 다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뒤 제임스 코미 당시 연방수사국(FBI)은 신분 확인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루프가 권총을 사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연방 당국자들은 FBI는 물론 지역 법집행 당국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루프는 사건을 일으키기 몇 달 전 마약소지 혐의로 체포됐으나 당시는 이 혐의만으로는 총기 구입 자격이 박탈되지 않았다. 그러나 루프는 뒤에 여러번 마약사용으로 경찰서를 들락거렸고 이 정보가 총기상에 제공됐었다면 총기 구입이 불가능했었다.
루프의 총기구매 과정을 검사한 FBI 수사관은 루프가 자신의 범죄행위를 고지하지 않았으며 이는 그를 여러차례 체포했던 지역 경찰 당국이 제대로 기록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당초 지역 판사는 희생자 가족이 정부의 잘못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뒤에 경찰의 실수가 확인된 뒤 연방 항소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28일 성사된 합의에 따라 보상금은 숨진 사람의 가족과 부상한 사람들에게 분배될 예정이며 숨진 사람의 가족은 600만달러달러와 750만달러를, 부상한 사람은 500만달러를 받게 된다.
이번 합의는 법원에서 확정된 뒤 효력을 갖는다.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성명에서 교회 총격사건이 있던 날부터 법무부가 “지역 사회에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우선 범죄자를 처단한 뒤 오늘 시민들의 문제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루프는 체포된 뒤 총격을 시인하면서 몇 차례 웃기도 했으며 교도소에서 쓴 일기에서 “내가 한 일을 후회하지 않으면 미안하지도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내가 숨지게 한 죄없는 사람들을 위해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