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가는 길에 (제주도에)가지 못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정이 변경되면서 공사장비 임대 일을 못하게 돼 손해만 수백만원이네요.”
지난달 필리핀 여행을 떠났다가 전세기를 타지 못해 일정보다 이틀 늦게 제주에 도착한 도민 김모(54)씨는 “여행 마지막날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말했다.
5일 오후 5시께 제주국제공항 1층 국제선 도착장에는 필리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170여명의 여행객들이 입국장을 통과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필리핀 마닐라로 여행을 떠났다.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3일 오후 4시30분 현지에서 로얄에어필리핀 전세기를 타고 돌아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로얄에어필리핀 전세기는 제주 여행객 170여명을 태우지 않고 마닐라 공항에서 지난 3일 오후 1시56분께 제주로 향했다. 운항 스케줄상 출발 시간은 낮 12시30분이었지만, 이륙시간은 1시간30분 가량 늦은 시간에 이뤄졌다.

전세기가 빈 상태로 제주로 떠난 시각, 제주 여행객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마지막 여행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사가 전해준 전세기 스케줄상 출발 시간이 오후 4시30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여행사 측이 마련해 준 대체 항공편을 타고 5일 오후 5시께야 제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행사 측은 항공기 운항 일정표에 따라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항공사는 원래 운항 스케줄에 따라 이륙준비를 마쳤고, 여행객들이 오지 않아 그대로 출발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여행사와 항공사간 소통 오류 피해는 고스란히 여행객들에게 돌아갔다.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온 어린이는 “초등학교 입학식에 가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제주-필리핀을 오가는 전세기는 제주도가 지난해 12월 필리핀 마닐라 현지에서 진행한 제주관광 세일즈의 결과물이다.
전세기는 이번 운항을 포함해 4월과 6월, 10월, 11월, 12월까지 모두 6차례 운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