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돼야 200승 자격이 있나 보다. 클레이튼 커쇼가 대형 위기까지 극복하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대 121번째 200승을 달성했다.
커쇼는 18일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2023 MLB 홈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사사구 하나 없이 안타 3개만을 내주고 무실점 호투하며 시즌 3승(1패)째와 함께 자신의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LA 다저스는 뉴욕 메츠를 5-0으로 완파했다.
역대 MLB에서 커쇼를 제외하고 200승을 달성한 선수는 120명뿐이었다. 가장 마지막으로 200승을 돌파한 선수는 맥스 셔저(뉴욕 메츠)였다.
또 현역 선수 중에서도 커쇼는 네 번째로 많은 승수를 올렸다. 현재 부상자 명단에 올라 올 시즌 아직까지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저스틴 벌렌더(뉴욕 메츠)가 244승으로 가장 많은 승수를 기록했고 잭 그레인키(캔자스시티 로열스)가 223승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레인키는 올 시즌 승수 없이 3패만을 기록 중이다. 셔저는 올 시즌 2승(1패)을 추가해 203승을 올렸다.
커쇼는 경기 시작부터 대형 악재를 만났다. 1회 초 첫 타자 브랜든 님모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는 듯 했지만 우익수 제이슨 헤이워드가 이를 잡지 못하고 넘어지고 말았다. 님모는 그 사이 3루까지 내달렸다. 실점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무사 3루의 위기였다.
하지만 역시 커쇼였다. 스털링 마르테와 프란시스코 린도어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북극곰’ 피트 알론소마저 파울팁으로 삼진을 잡았다.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기록하며 스스로 위기의 불씨를 꺼버렸다.
이후 커쇼는 ‘언터처블’이었다. 4회 초에 린도어에게 안타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타자도 1루로 나가지 못했다.
커쇼에게 마지막 위기는 7회 초에 찾아왔다 린도어와 알론소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쉽게 마무리하는 듯했지만 마크 칸하와 13구까지 가는 대접전을 벌이면서 우전 안타를 내주고 말았다. 커쇼는 힘이 다소 빠진 탓인지 곧바로 제프 맥닐에게도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 3루 위기를 맞았다.
그래도 커쇼는 철벽이었다. 절대절명의 위기에서도 커쇼는 토미 팸을 상대로 자신의 이날 경기 9번쨰 삼진을 엮어내며 7회 초를 마무리했다. 커쇼는 팸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자신의 200승 달성을 예감한 듯 포효했다.
공격에서는 J.D. 마르티네즈가 커쇼 200승의 수훈갑이 됐다. 마르티네즈는 1회 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때린 데 이어 3회 말에도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마르티네즈는 프레디 프리먼의 희생플라이로 LA 다저스가 4-0으로 앞선 가운데 적시타를 하나 더 때려내며 혼자서 4타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