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가 전반기를 마치고,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했다.
이번 올스타전은 LA 엔절스의 ‘오타니 쇼헤이‘를 위한 오타니 올스타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농구에서 유행된 ‘It’s SHOW Time’ 이라는 말이 이번 올스타전을 앞두고 ‘It’s SHO Time’ 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오타니 쇼헤이 (Otani SHOhei)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홈런 33개 단독 선두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전반기 홈런 33개로 홈런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종전의 한시즌 아시안 메이저리거 최다홈런 신기록이었던 31개를 전반기에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정규시즌 홈런을 기록할 때 마다 속도가 어땠느니, 거리가 어땠느니, 오타티의 홈런 하나하나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올스타전 전야제인 홈런더비가 열리는 7월 12일 오타니는 홈런왕에 도전하게 된다.
그리고 12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베이브 루스도 해내지 못했던, 올스타전에 투수로, 타자로 동시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홈런왕 지명타자가 선발 투수까지
7월 14일 열리는 올스타전에 오타니는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그리고 지명타자로 동시에 출격할 예정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한번도 벌어지지 않았던 일이 벌어졌고, 그 신기록과 이변, 그리고 최초의 일들을 일본인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가 하고 있는 것이다. 오타니는 시즌 4승 1패 평균자책점 3.49로 평범한 성적, 성적만 놓고 보면 세인트루이스의 김광현과 비슷하지만 파괴력은 다르다.
사이다 삼진에 팬 매료
90마일 후반대의 직구와 67이닝을 던지면서 87개의 삼진을 잡는 대표적인 삼진 투수로 시원시원한 투구에 이미 많은 야구팬들이 매료됐다.
투타 겸업이라는 특이성과, 그런 상황에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것이 올스타, 그것도 투수로 타자로 동시에 최초로 선정된 이유다. 6피트 4인치, 210 파운드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괴력도 남다르다.
다저스의 코디 벨린저와 코리 시거의 어퍼스윙에 대해 부상 위험이 크고 오래할 수 있는 스윙이 아니라는 지적을 받지만 성적때문에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오타니의 탁월함이 드러난다.
오타니의 스윙은 정석에 가깝다며 많은 선수들이 따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와, 메이저리그에서 오타니에 대한 분석이 얼마나 호의적인지 알 수 있다.
특히 엔절스는 (예전에도 그랬지만) 성적에 영 관심이 없고, 팀의 간판 마이크 트라웃도 부상으로 빠져있는 상황에서 오타니를 이용한 마케팅으로 일단 흥행에는 성공한 셈이다.
오타니는 2017년 포스팅을 통해 앤절스에 입단해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을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이 54만여 달러.
연봉 묶은 앤젤스 ‘함박 웃음’
연봉조정 신청 자격을 갖추며 조정에 나서려 했지만 엔절스가 발 빠르게 2년 800만달러 계약서를 내밀어 2022년까지는 돈에 대한 이야기를 일단은 봉쇄했다. 오타니도 2018년 엔절스에 데뷔해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것과 관련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니는 지금 같은 활약이라면 2021시즌이 끝난 후 연봉조정신청을 통해 1천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엔절스와 2023년까지 계약이 된 오타니가 2023년 이후 자유계약 시장에서 어떤 대 폭발을 만들어 낼 지 벌써부터 메이저리그 관심이 뜨겁다. 아직 2년이나 남았고, 오타니가 2년 뒤 까지 투타겸업을 잘 할 보장도 없지만.. 관심이 뜨겁다.
LA 엔절스는 오타니를 영입하고, 부상과 부진 속에서도 꾸준히 오타니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엔절스에는 마이크 트라웃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지만 역시 좋은 성적과는 거리가 있어, 늘 팬들로 부터 트라웃을 위해서라도 트레이드 해 달라고 성원할 정도였다.
그리고 오타니를 영입하면서 투타 겸업을 적극 지지하고 지원하면서 오타니를 엔절스 대표 스타로 만들었다.
엔절스 팬들도 언제 우리가 성적에 신경썼냐는 듯이 오타니 지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엔절스 구장에는 오타니 유니폼과 트라웃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70%를 넘는다.
오타니 경기마다 만원사례
오타니의 외모에 반한 야구팬들도 상당히 늘어가면서 엔절스 구장은 점점 더 만원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2002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단 한번도 홈경기 만원사례를 겪지 못했던 엔절스는 (물론, 푸홀스 입단, 개막전 등 몇몇경기는 만원관중을 기록하기는 했었지만 극히 드물었다) 오타니 영입이후 자주 만원관중이 입장해 구단 관계자들이 매우 즐거워 한 바 있다. 때문에 엔절스는 아예 대놓고, 일요일은 오타니 선수의 선발등판 일정을 고정해 사용하기도 했었다.
엔절스는 2021년 정규시즌 후반기, 그리고 내년시즌부터는 오타니 마케팅이 더 노골적이 될 것이다.
<이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