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레인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해 오염 물질로 인해 유럽에서 매년 4만명이 사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스페인 하우메 1세 대학교와 발렌시아 대학교 연구진의 ‘가스레인지에서 배출되는 이산화질소 노출과 관련된 조기 사망률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뿜어져 나오는 유해 오염 물질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연구원 중 한 명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문제의 범위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넓고 심각하다”며 “유럽연합(EU)에서 매년 3만 6031건의 조기 사망 원인을 가스레인지로 추정하며 영국에선 3928건을 추가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 추정치는 질소산화물만 고려한 것이다. 일산화탄소와 벤젠 같은 다른 가스까지 고려하면 수치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EU의 세 가구 중 한 가구는 가스로 요리하는데 특히 영국은 54%, 이탈리아·네덜란드··루마니아·헝가리는 60%가 넘는 가구에서 가스레인지를 사용한다”며 “이 가스레인지는 화석 가스를 연소시키고 기도에 염증을 유발하는 유해 물질을 배출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는 가정의 실내 공기 질을 측정하고 이에 야외 이산화질소 오염 연구에서 얻은 질병 위험률을 적용해 사망자 수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기 오염 전문가인 코펜하겐 대학교의 스테펜 로프트 연구원은 “해당 연구의 가장 큰 불확실성은 실외 이산화질소 오염 연구에서 발견한 사망 위험이 실내 가스 조리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질소 오염에 적용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공정한 가정에 의해 연구가 이뤄져 결과를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스페인 연구진의 연구 결과는 5월 미국에서 실시한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데, 해당 연구는 가스레인지가 매년 최대 1만9000명의 사망에 기여한다는 결과를 담고 있다.
한편, EU는 실외 공기 질에 대한 규칙을 강화했지만, 실내 공기 질에 대한 기준은 정하지 않았다.
유럽 공중 보건 연합(EPHA)은 정책 입안자들에게 실내 공기 질 기준을 마련하고 가스 조리 기구를 단계적으로 사용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유럽 공중 보건 연합 관계자는 “가스레인지에서 나오는 유해 물질은 담배와 마찬가지로 집을 오염으로 가득 채우는 작은 불과 같다”며 “요리할 때 창문을 열고 환풍기를 켜면 연기와 유해 물질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