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금인출 사태가 계속돼 같은 스위스 1위 은행 UBS 그룹에 인수합병 당했던 2위 은행 크레디트 스위스는 올 1분기(1월~3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 기간에 모두 610억 스위스프랑(690억 달러, 91조원) 예금이 빠져나갔다고 24일 말했다.
스위스 재정 당국은 크레디트 스위스의 파산을 막기 위해 이 은행의 채무 150억 프랑을 정부가 책임지고 계정말소시킨다는 특혜를 주며 UBS에게 30억 프랑에 크레디트 은행을 인수하도록 종용했다
167년 역사에다 세계 금융에 구조적으로 중요한 30대 은행에 포함되었던 크레디트 스위스는 3월19일 UBS에게 넘어갔다. 인수 절차는 2분기 안에 마무리될 예정으로 이날의 1분기 실적 발표가 크레디트의 마지막 독립 보고다.
스위스 크레디트는 3월8일부터 예출인출 쇄도의 뱅크런 사태를 당한 미국 지역은행 실리콘밸리은행이나 뉴욕 시그니처 은행과는 달리 수 년 전부터 돈세탁 방조 등 스캔들에 시달려 고전해 왔다.
지난해 4분기에 이 은행은 9000명의 인원 감축 등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하고 이미지 쇄신을 꾀했으나 이미 늦어 이 4분기에만 1400억 프랑에 육박하는 예금 및 자산 인출이 일어났다.
올 1분기 포함 두 분기 동안 예금인출 규모가 2000억 프랑(300조원)을 넘어 잔액이 반년 전의 반도 되지 못했다.
별 비용 안 들이고 경쟁 은행을 손에 넣은 UBS가 크레디트 스위스 고객 이탈을 저지하고 몇 년 안에 인수 비용을 뽑아내는 이익을 낼지 주목된다.
한편 파산을 막기 위해 스위스 정부가 강행한 크레디트 스위스 채권 150억 프랑(22조원)의 상각 말소 조치는 채권자들의 불복으로 법원 판단을 받게 되었다.
“크레딧 스위스, 미국인 탈세 도와”…UBS에도 책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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