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샌디에고의 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 ‘Buona Forchetta’를 급습하면서 현장은 일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단속 장면은 영상으로 촬영돼 SNS에 빠르게 퍼졌고, 연방 정부의 이민 정책에 대한 논란이 다시금 불붙고 있다.
이번 단속은 5월 30일 금요일 오후, 저녁 영업 준비에 한창이던 Buona Forchetta 사우스파크 본점에서 벌어졌다. 영상에는 무장한 ICE 요원들이 마스크와 전술 장비를 착용한 채 레스토랑 인근을 장악하고, 출입구를 봉쇄하며 시민들이 몰려드는 장면이 담겼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요원들은 레스토랑 전 직원을 수갑으로 제압하고, 신분증 확인을 요구했다. 이후 일부 직원들은 연행됐으며, 정확한 숫자는 보도마다 다르지만, 최소 수 명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모인 지역 주민들은 연방 차량을 둘러싸고 “파시스트!”, “나가라!” 등 격한 항의를 쏟아내며 격렬히 저항했다.
연방 요원들은 이를 해산시키기 위해 플래시뱅(폭음탄) 혹은 연막 장치를 사용했고, 일대에 연기가 자욱하게 퍼지며 혼란이 가중됐다.
한 여성 직원은 현지 언론 KPBS와의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며 “동료들이 수갑에 채워져 끌려갔다. 너무도 당혹스럽고 고통스러운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ICE 측은 이번 단속이 ‘형사 수색 영장(criminal search warrant)’에 따른 작업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혐의나 대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DHS 소속 한 요원은 NPR에 “일터 급습(workplace raid) 수색이었다”고만 설명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샌디에고 경찰국(SDPD)은 NPR에 “현장 지원 요청은 받았지만 도착했을 때 연방 요원들이 이미 철수한 상태였고, 경찰은 어떤 법 집행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단속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이후 공언한 ‘하루 3,000명 체포’라는 이민 단속 강화 지침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백악관 고문 스티븐 밀러는 국토안보부와 함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 작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Buona Forchetta가 있는 샌디에이고는 ‘이민자 보호 도시(sanctuary city)’로 지목된 바 있다.
Buona Forchetta 측은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으며, 지역 커뮤니티와 상점들, 그리고 시민단체들은 구금된 직원들을 위한 법률 지원 및 생계비 마련을 위해 모금 운동에 돌입한 상태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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