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IT 업체 창업자 밥 리 피살 사건은 당초 알려진 것과 같이 ‘불안한 치안’ 탓이 아니라 마약, 불륜 등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영화 같은 치정극인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모바일 결제·이체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인 ‘캐시앱’ 공동창업자 밥 리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과 피해자 가족·지인 등의 증언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전통적인 은행 서비스를 대체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급부상한 캐시앱을 창업한 리는 지난달 4일 샌프란시스코 시내 인근 지역에서 흉기에 찔린 채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세상을 떠났다.
43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의 사망 소식에 관련 업게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트위터 공동 창업자인 잭 도시 블록 최고경영자(CEO)를 비롯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유명 IT업계 거물들은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사건 당시 샌프란시스코의 좋지 못한 치안 탓에 IT거물도 범죄에 당했다는 여론이 있었으나, 지난달 중순께 용의자 니마 모메니가 체포된 후 예상과는 다른 사건의 진상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WSJ는 리의 지인 등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일부 부유한 IT업계 인사들이 공유하는 비밀 파티 모임이 있었고 이곳에서 유흥 목적의 마약 복용과 성행위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모임 참석자들과 리는 같이 어울렸다”고 했다. 이 모임에는 리를 칼로 찌른 모메니도 자리했다.
이란계 이민 가정 출신인 모메니는 IT 컨설팅 업체를 경영하는 인물로, 사건 당일 리와 언쟁을 벌인 뒤 준비한 흉기로 리를 찌르고 범행 현장을 떠났다.
모메니의 범행 이유로 WSJ는 그의 여동생 문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샌프란시스코 사교계를 주름 잡았던 모메니의 여동생은 지역 인기 성형 전문의의 부인으로, 살해당한 리와는 불륜 관계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리가 주변 지인들에게 모메니의 여동생에 대해 ‘쉬운 잠자리 상대’라고 말하는 등의 증언도 나왔다.
검찰에 따르면 모메니는 사건 당일 리에게 자신의 여동생이 마약 복용과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지를 따져 물었고 그 뒤 칼을 들고 다시 현장을 찾아 범행을 저질렀다.
또한 리와 모메니의 악연은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년 전쯤 리는 모메니의 여자친구를 파티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이 여자친구는 모메니와의 관계를 끝내고 리와 교제를 시작했다.
모메니는 현재 살인 혐의로 체포돼 보석 없이 구금됐다. 그의 변호인 측은 WSJ에 그가 무죄를 주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