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공급망 사태와 이상기후,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식량 가격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1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5.7로, 전월보다 1.1% 상승했다.
2011년 국제 식량 가격 폭등을 야기한 이집트, 시리아의 ‘아랍의 봄’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FAO는 1996년 이후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해 5개 품목군(곡물·유질·육류·유제품·설탕)별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한다.
육류, 유제품, 곡물은 지난해 12월 상승세를 유지했으며, 유지류는 식량가격지수를 발표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격 상승은 곡물, 채소, 식물성 기름, 유제품, 면, 육류, 커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했다.
NYT는 주요 농산물 생산국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가뭄, 폭설 등 이상기후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작황이 부진했고, 비료와 연료 가격 상승도 식량 가격을 상승시켰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공급망 붕괴도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식량 가격 상승이 세계 저소득 국가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 모리스 옵스트펠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식량가격 인상이 일부 남미, 아프리카 국가 등 소득의 50~60%를 식료품비에 지출하는 저소득 국가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세계 식량 위기에 접근하고 있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라며 “성장 둔화, 높은 실업률, 코로나19에 따른 정부 예산 압박은 ‘퍼펙트 스톰’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천 보그먼스 IMF 이코노미스트는 밀과 옥수수 주요 생산국인 우크라이나에서 분쟁이 발생하거나 이상기후 등이 계속 반복되면 식량 가격이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