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11월 스티븐 므누신 당시 재무장관은 워싱턴DC 연방 인쇄국(BEP)에서 부인 루이즈 린턴과 여러 장이 이어진 미발행 1달러 지폐를 들고 인증샷을 찍어 구설에 올랐다.
시중에 유통될 이 신규 발행 지폐에는 므누신 전 장관의 서명이 들어갔다. 미국 지폐에는 재무장관의 서명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런 전통은 100여 년간 이어졌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미국 지폐에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서명이 없다. 여전히 므누신 전 장관의 서명이 남아 있다.
그 이유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직 새 재무부장을 임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 지폐에는 미 재무장관과 재무부장의 서명이 동시에 들어가야 한다. 이에 따라 옐런 재무장관의 서명이 담긴 지폐는 당분간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옐런 재무장관은 지난 3월 연방 인쇄국에서 리어나도 올리자 연방 인쇄국 국장의 도움을 받아 2021년 발행될 새 지폐에 들어갈 사인을 했다. 당시 재무부는 성명에서 “수주내 옐런 재무장관의 서명이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미국 지폐 어디에도 옐런 장관의 서명은 없다.
프랭클린 놀 재무부 역사협회 회장은 “이상한 일이다”고 말했다.
현재 백악관을 비롯해 연방정부 고위직에 대한 인사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재무장관과 재무부장의 서명이 새겨진 판과 인쇄본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제출되며 연준은 유통될 지폐와 시기를 결정한다.
미국 조폐국과 연방 인쇄국을 감독하는 재무부장직은 상원의 승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연말을 넘기기 전에 새 재무부장을 임명하더라도 옐런 재무장관의 서명이 들어간 지폐는 내년 중순쯤에나 볼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백악관은 재무부장 인선에 속도를 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여러 명의 재무부장 후보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행정부의 우선 과제는 상원의 인준이 필요한 국가안보와 팬데믹 대응에 직결되는 직을 채우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