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자로 부호가 된 미국인들에게 세금 회피 수단으로 조세피난처 국가들의 시민권 취득을 대행해주는 소위 여권 판매 업체가 등장해 화제다.
11일 CNBC 방송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로 부를 쌓은 조세 피난처 7개 국가의 여권 취득을 대행해주는 플랜 B 패스포트(Plan B Passport)란 신종 업체를 소개했다.
이날 방송에 등장한 러시안 출신의 케이티 아나니나는 “나는 비트코인 200달러가 언젠가는 10만달러의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며 “그중 40%를 정부가 차지하도록 내버려 두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높은 조세를 피하려면 조세 피난처 국가의 시민권을 취득하는 것이 유리하고 현명하다는 조언인 셈이다.
비트코인 전도사로서 이 플랜 B 패스포트를 설립한 아나니나는 “만약 정부가 비트코인 수익에 대해 나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면 나는 내 모든 수익을 들고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갈 것”이라며 창업 이유를 밝혔다.
플랜B 패스포트가 이주를 안내하는 국가는 총 7곳이다. 카리브해에 있는 세인트키츠네비스, 도미니카 공화국, 그레나다, 세인트루시아, 앤티가바부다와 남태평양의 바누아투다.
매년 수백여명의 미국, 영국, 호주 및 캐나다 출신 부호들이 이들 7개 국가의 시민권을 취득하고 두번째 여권을 받는다.
일종의 투자 이민을 통해 조세피난처 국가의 시민권을 취득해 이중국적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국제 조세 법률 회사 Andersen의 변호사인 Ernest Marais는 “이것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매력적인 방법이며 특히 천연 자원이 거의 없는 국가에서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세피난처 국가나 소위 국제금융센터로 불리는 곳들에서 이중국적을 갖고 두번째 여권을 소지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마라이스 변호사는 “”Saint Lucia에서는 10만달러 기부금, 25만달러 국채매입, 30만달러 부동산 투자 등으로 시민권을 얻을 수 있다”밝혔다.
아나니나는 “기본적으로 고객들은 10만달러 또는 15만달러 기부금에 약간의 수수료 , 그리고 법률비용 2만달러를 지불하면 두번째 여권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업체는 웹사이트에서 조세 피난처 국가별 7개의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플랜B 패스포트를 설립한 케이티 애나니나는 “플랜B 패스포트는 기존 투자 이민 관련 회사와 달리 암호화폐 투자자를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다”며 “마케팅은 트위터로만 하는 데도 3주 후 상담 전화 예약까지 잡혀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미국 시민권 포기해야 하나
조세피난처의 국적을 취득했다고 해서 IRS의 과세를 피할 수 없다. 납세자가 영주권을 소지하고 있거나, 미국 시민이거나, 미국 거주 외국인인 경우 납세자는 암호화폐 또는 납세자의 위치에 관계없이 암호화폐 이익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설사 이중국적자이더라도 전 세계 어느 곳에서 소득을 얻었든 미국에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이다.
납세자가 비트코인 1개를 1만달러에 구입해 5만달러에 판매할 때 얻는 4만달러의 자본이득은 그가 어느 나라의 이중국적자이건 미국 시민권자라면 과세를 피할 수없다.
결국 미국 시민권 포기
아나니나는 이 문제로 인해 많은 미국인 고객들이 결국 미국 시민권을 포기할 계획을 세우거나 나중을 위해 이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