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사랑에 빠질 정도로 좋고, 무엇보다 각자 성격이 사랑에 빠질 정도로 매력적이에요.”
8일 오전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Allegiant Stadium) 인근 AREA15에 열리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전 ‘비하인드 더 스테이지 : 퍼미션 투 댄스(BEHIND THE STAGE : PERMISSION TO DANCE)’ 현장.
올랜도에서 왔다는 엠마(24)는 30도가 넘는 더위에도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모습을 보며 얼굴에 웃음이 한 가득이었다. “방탄소년단이 너무 좋아요. 무엇보다 꾸준히 서로 자신을 사랑하는 메시지가 담겨 힘을 얻습니다.”
이번 사진전에는 240여장의 사진이 내걸렸는데 지난해 10월 온라인으로 시작해 로스앤젤레스(LA), 지난달 서울을 거친 ‘퍼미션 투 댄스’ 투어를 준비하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모습과 백스테이지 현장이 생생히 담겨 있었다.
엠마는 “평소 콘서트를 어떻게 준비하는지 알기 힘들었는데 백스테이지를 모습을 통해 안 보이는 콘서트 현장까지 상상할 수 있는 이번 사진전은 아미를 위한 현장”이라고 흡족해했다.
지난 5일 프리뷰를 거쳐 정식 문을 연 이번 사진전은 방탄소년단이 8~9일(이하 현지시간), 15~16일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여는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 베이거스(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 기간에 맞춰 오는 17일까지 펼쳐진다.
일반 입장료는 25달러, 엽서 포함한 스페셜 티켓은 38달러. 30분씩 간격을 두고 최대 한 타임당 200명까지 관람이 가능해 하루에 최대 관람할 수 인원은 4800명. 이날 오전까지 이미 예약 판매를 포함 4만장이 팔리며 매진에 육박했다.
사진전 인근에는 라스베이거스와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히트곡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를 테마로 한 팝업스토어가 열리고 있었다. 천장에서 녹은 버터가 실제로 떨어질 듯한 ‘버터’를 콘셉트로 한 포토존이 인기 만점이었다. 남녀노소, 인종, 국적에 상관없이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라는 이름으로 거리낌 없이 어울렸다.
팝업스토어는 방탄소년단과 소속사 하이브 세계관의 압축판이다. 방탄소년단 관련 MD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 세계관(BU) 속에 등장하는 요소들을 등장시켰다. 특히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는 이 팀이 월드투어하는 도시마다 새로운 커뮤니티, 생태계를 형성했다. 국적, 인종과 상관없이 모든 이들이 친구가 되는 공간이라는 점 때문이다.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지난 2018년 뉴욕 UN본부 신탁통치이사회에서 열린 유엔아동기금(UNICEF)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에서 연설자로 나섰을 당시 “당신이 누구이고 어디서 왔고 피부색이 무엇이든 간에, 남성이든 여성이든 여러분의 목소리를 내십시오”라고 말했다. 이 메시지를 물리적으로 구현한 전진기지가 팝업스토어인 셈이다.
이번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작정하고 도시 전체의 커뮤니티로 확대됐다. 하이브가 방탄소년단 이번 콘서트 투어와 도시를 연결하는 일명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시도를 더했기 때문이다.
‘더 시티’는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전후로 라스베이거스 도시 곳곳에 다양한 이벤트가 개최되는 ‘도시형 콘서트 플레이 파크’를 표방한다.
사진전과 팝업스토어뿐만 아니라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과의 협업으로 이뤄지는 MGM 산하 11개 호텔의 ‘방탄소년단 테마 객실’, 방탄소년단이 즐기는 한식 요리들을 코스로 제공하는 레스토랑, 방탄소년단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세계 3대 분수쇼 ‘벨라지오 분수쇼’ 등이 펼쳐지고 있다. 도시 전체가 ‘방탄소년단의 축제’로 탈바꿈한 셈이다.
불 꺼지지 않는 도시라는 별칭답게 현지 관광청이 직접 나서 밤마다 도시 역시 보랏빛으로 물들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 최대 원형 대관람차인 하이롤러, 벨라지오 분수와 실제 프랑스 에펠탑의 절반 크기로 만들어진 패리스 호텔의 에펠탑, 최고급 호텔 룩소(LUXOR), 그리고 해리 리드 국제 공항까지… ‘보랏빛 그라데이션’이라고 할 정도로 온통 도시가 다양한 색깔의 보랏빛을 띠고 있다.
올랜도에서 온 에밀리(22)는 “이번 하이브의 ‘더 시티’ 프로젝트가 라스베이거스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 방탄소년단을 아직 모르는 일반 대중에게도 더 알리는 기회가 돼서 좋다”고 했다.
또 이번 ‘더 시티’의 프로젝트 중 눈길을 끄는 건 프로그램의 위치 정보와 대기 시간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맵 앤 웨이트 타임즈(MAP & WAIT TIMES)’다.
프로젝트 기간 위버스를 통해 제공되는 ‘맵 앤 웨이트 타임즈’ 서비스에서는 콘서트 및 라이브플레이 공연장 지도는 물론, 더 시티(THE CITY)의 전체 지도, 주요 판매 시설의 대기 정보, 모든 시설 및 프로그램 리스트와 온라인 채널 링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잔다리 페스티벌 등 국내 페스티벌들에서도 지도 기반의 정보 제공 애플리케이션이 있긴 했다.
잔다리페스타 사무국장을 지낸 이수정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기획운영팀장(네이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은 “더 다양하고 많은 현지의 가게들이(쇼핑·엔터테인먼트·식음료) 방탄소년단이 일으키는 방문객 수와 이로 인한 관광 효과를 가시적으로 느낄 것”이라면서 “‘도시형 콘서트 플레이 파크’를 표방했는데, 만약 방문객이 그냥 콘서트만 보고 가는 게 아니라 진짜 이 플랫폼을 통해서 다른 즐길거리 볼거리를 확장해서 경험한다면 획기적인 프로젝트인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