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치솟는 인플레이션이 가계 경제의 부익부 빈익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CNN은 5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미국 전역의 가계 예산에 고통을 주고 있다면서도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라며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할 가능성을 전망했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 지명자는 이날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컨퍼런스에서 “모든 미국인이 물가 인상에 직면하고 있지만 특히 자원이 더 제한된 가구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브레이너드는 저소득층 가구는 수입의 77%를 생활필수품에 지출하는데 비해 고소득층은 31%만 지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아침 식사용 시리얼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한다면 유명 브랜드 제품을 사던 고소득층은 돈을 절약하기 위해 저가 브랜드로 옮겨갈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저가 브랜드를 이용하던 가정은 더 낮출 수가 없게 된다”고 부연했다.
미국 노동부가 집계한 소비자물가지수(PCI)와 경제분석국이 추적한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PCE)는 지난 2월 기준 모두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CPI는 전년대비 7.9% 상승했고 PCE는 6.4%였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올해 내내 식량과 에너지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브레이너드는 “이 수치는 특정 기간의 물가 변동을 추적할 때 특히 유용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통계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지만 특정 지역사회가 어떻게 고용과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설명하지 못한다”며 “저소득 가구의 지출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에 평균 소비 지출을 추적하는 물가 지수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브레이너드는 “인구통계학적 집단이 노동시장이나 개인소득 데이터와 유사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데이터를 갖는 것은 다른 집단에 걸친 인플레이션의 차등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유용할 것”이라고 했다.
노동 통계국의 연구는 2003년과 2018년 사이에 미국 저소득층의 소비자 물가가 전반적인 인플레이션보다 더 빨리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다고 CNN은 전했다.
최근 레저, 접대, 소매업 등 저임금 일자리에서 임금이 오르고 있지만 이것이 기업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일종의 악순환 고리를 그리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물가가 너무 오랫동안 계속 오르면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거나 미루기 시작할 것이고 이는 경제 성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과 조교수 데이비드 아르젠테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인플레이션이 좋지 않은 시기에 더 커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