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속 80마일이 넘는 강풍이 캘리포니아 주 전역에 휘몰아치고 잇는 가운데 22일 북가주 빅서 (Big Sur) 일대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해 주요 도로들이 봉쇄됐으며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는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21일 밤에 발생한 이 곳 산불은 가파른 협곡안에서 발화해 시속 80마일 이상의 강풍을 타고 해안지대로 급속히 번져나갔다. 이미 이 곳의 잡목 숲과 삼나무 숲 6평방 킬로미터가 잿더미로 변했다고 캘리포니아 산림 및 산불 보호국의 세실 줄리엣 대변인은 22일 말했다.
강풍으로 에너지가 공급된 이 산불은 앞으로도 더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주 당국은 카르멜과 빅 서 사이의 인구가 희소한 지역에서 500여 가구에 일일히 연락해 빠른 대피를 권유했다.
현장에는 여러 곳의 소방대원들과 자원 봉사 단체 등 250여명의 진화대가 불길과 싸우고 있고 진화용 항공급수 등으로 현재 불길의 5%를 진화했다.

이 산불로 고속도로 1번이 무기한 봉쇄되었고 빅 서 부근의 2차선 도로도 불길로 인해 폐쇄되었다. 이 길은 지난 해아 217년에도 폭우와 도로 붕괴로 봉쇄되었던 곳이다.
주민들이 대피하면서 찍은 이 지역의 상징 빅스비 다리 부근의 불길 사진이 소셜 미디어에 올라오고 있다. 이 교량은 수많은 자동차 광고와 영화, TV드라마, 최근에는 HBO연속극 “빅 리틀 라이스” (Big Little Lies)에도 나온 다리이다.
남가주 지역에서는 산타클라리타 동쪽의 산악지대에서 최고 시속 90마일의 강풍으로 나무와 전선주가 쓰러지는 피해를 입었다.
국립기상청은 비슷한 강풍피해가 샌프란시스코 만 일대에서 지난 해에도 일어났다며 산불 적색경보와 강풍 경보를 동시에 내렸다.
하지만 이 지역에는 12월의 강풍 피해에 이어 최근 내린 산악지대 폭설로 일부 바닥이 드러난 저수지들의 물이 차오르면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고 있다. 그런데도 건조한 강풍과 장기간의 가뭄으로 초목이 마르고 약해진 것은 우려의 대상이다.
산림청은 ” 캘리포니아 해안지대에 1월 말에 이런 큰 산불이 일어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박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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